▲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가 5월 22일 열린 '유럽 복지국가 대사 초청 연속강연회 : 사회민주주의, 스웨덴 보편적 복지의 근간'에서 스웨덴 사회를 설명하고 있다.
진보정의당 진보정의연구소
- 더 나은 성장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려는 욕구가 있을 것 같은데, 개발과 보존 사이의 긴장은 없는가."항상 긴장감이 있지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연을 이용해야 한다'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스웨덴 사회에도 갈등은 있다. 예를 들면, 우리는 많은 강들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했지만 스웨덴에 있는 4개의 큰 강에는 어떤 댐이나 발전시설을 쓰지 말자고 결정했다.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고, 특히 탄광산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그들도 오늘날에는 이 결정이 옳았다고 말한다.
스웨덴은 발전용량의 50%를 수력에, 35%를 핵에, 나머지는 화석 연료와 태양에너지, 풍력에 의존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도 다른 유럽 나라들처럼 핵 문제를 두고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 결과 스웨덴 사회는 더 이상 핵발전소는 짓지 않되 지금 있는 것은 현대화해서 계속 고쳐 쓰기로 했다. 이것이야말로 서로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스웨덴 내부적으로 환경 문제를 두고 입장차가 크진 않다. 공유하는 가치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만약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면, 기업은 이에 맞춰 기술을 개발한다. 보수 쪽도 환경문제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 스웨덴 교육의 목적 및 가치가 궁금하다. "스웨덴은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나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이다. 한국과 비슷하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고전적인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는 점도 닮았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큰 변화가 있었다. 오늘날 스웨덴의 고교 진학률은 48%로 한국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직업학교를 선택하고 있어서 우리는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직업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볼보의 경우 전통적으로 18세쯤 된 고졸자를 바로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들을 바로 현장에 투입하지 않는다. 어떻게 차를 만드는가를 4년 정도 공부시킨다. 수학 등 여러 가지를 배우기에 (그 내용은) 대학과 비슷하지만, 돈을 받으며 공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과정을 마치면 기술자격증 시험을 본다. 그래서 점점 많은 청년들이 더 안정적이고 확실한 직업을 선택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바꾸고 싶다면 정치 참여해야... 무관심하면 민주주의 사라져"- 범죄자 처벌과 교화방식 등은 어떠한가."스웨덴은 유럽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은 편이다. 사회적 친화력이 높아서 범죄가 그리 흔하지 않고, '묻지마 범죄'를 찾아보기 어렵다. 만약 여러분이 스웨덴의 감옥을 보면 한국에 비해 호텔 같다고 여길 수도 있다. 스웨덴 감호제도는 범죄자들을 사회로 다시 복귀시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감옥에는 아주 적은 수의, 정말 위험한 사람이 수감된다.
현재 스웨덴은 수감자의 40%가량이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이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전쟁이나 분쟁지역 난민들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들 가운데 꽤 많은 사람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졌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좋은 직업을 찾아주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인데, 앞으로 스웨덴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 스웨덴이 복지국가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청년들은 무슨 역할을 했는지 알고 싶다."스웨덴 안에 있는 많은 정당들이 청년캠프를 운영하는데 참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당 가입'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1980~1990년대에는 정당들이 젊은이들을 많이 잃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청년들이 정당 활동보다는 반핵, 인권 운동 등 개별 사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물론 이것도 좋지만 하지만 정말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러분이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하게도, 여러분이 믿는 이념노선과 가까운 정당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정치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는 복지제도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일을 하고 가족과도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치활동에 참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이것은 정말 중요하다. 정치에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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