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근태 민청련 의장고문후유증으로 남몰래 고통받다 2011년 12월 파킨슨씨 병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치유센터의 '이름'이 된 고 김근태 민청련 의장은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다 1985년 서울 남영동의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이근안 등에 의해 전기고문과 물고문 등 살인적인 고문을 당했다. 김근태 의장은 그 후 남몰래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2011년 12월 30일 파킨슨 병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당시 고 김근태 의장의 영결식을 집전하며 함세웅 신부는 "우리는 모두 그에게 빚을 졌다"며 "오늘을 계기로 아직도 고통 중에 있는 수많은 고문 피해자들을 위한 치유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2012년 10월 고문 피해자·유족을 포함 각계 인사 70여명이 위원으로 참여한 설립추진위원회와 집행위원회가 꾸려졌다. 참여자들은 정치인이라기보다 민주주의자로서, 고문생존자로서 김근태 의장의 뜻을 기리고, 아직도 숨죽여 신음하는 이름 없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성원하고 치유하는 시대적 과제 해결에 뜻을 함께했다.
고 김근태 의장의 부인인 인재근씨가 내놓은 기금이 김근태 치유센터의 종잣돈이 됐고, 정부나·기업의 후원 없이 일반 시민들의 기부 그리고 성가소비녀회 수녀원의 장소 제공에 힘입어, 설립추진을 시작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그 문을 열게 되었다. 특히 1980년대 '송씨 일가 간첩단 조작사건' 피해가족이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 가운데 1억 원을 후원하는 등 과거 국가폭력을 경험했던 이들의 크고 작은 기부 행렬이 순수 민간의 힘으로 치유센터 설립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필리핀, 인권피해자 위해 2억 달러 보상금 지급 법안 통과고문 범죄는 그 속성상 대표적인 국가범죄이자 반인간적 범죄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국가의 사과와 배상, 치유 책임이 필수적인데, 최근 외국에서는 과거 국가범죄에 대해 국가가 사과하고 배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10년 6월 15일 영국정부는 1972년 영국 공수부대원에 의한 북아일랜드 민간인 살해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14명의 민간인 사망사건에 관한 재조사는 1998년 토니 블레어 총리의 지시로 시작되어 1억9500만 파운드(약 3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12년 동안 1400여 명의 증언을 청취하고 5000여 쪽, 10권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로 정리되었다.
2010년 6월 영국 캐머런 총리는 하원에 출석해 직접 보고서 내용을 설명한 후 정부를 대표해 희생자와 유족에게 "먼저 총을 쏜 것은 군인들이었습니다. 학살에 대해 매우 후회스럽게 생각하며 그날 일어난 일은 정당하지 않고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라고 용서를 빌었다.
올해 들어서 지난 2월 필리핀은 마르코스 독재정권하에서 발생한 고문 피해자들을 위해 2억 달러(2180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또 지난 6월 6일에는 영국이 1952년 케냐 독립운동가들에 행한 고문 가혹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자 5228명에게 1990만 파운드(약 340억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국정부의 피해자 대책은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