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등대를 배경으로 선 김세훈씨. 21년째 등대지기로 살고 있다.
이돈삼
그렇게 동경의 대상이었던 등대지기(항로표지관리원)를, 그것도 국토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등대(가거도항로표지관리소)를 지키는 등대지기를 만났다. 김세훈(45) 목포지방해양항만청 가거도항로표지관리소장이다. 올해로 21년째 항로표지관리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소장이 근무하고 있는 가거도는 목포에서 서남쪽으로 145㎞ 떨어져 있는 절해의 고도. 뭍의 시각으로 보면 그리 먼 곳은 아니지만 뱃길임을 감안하면 멀고도 먼 섬이다. 한국전쟁도 소식으로만 듣고 지나갔다고 할 정도. 한때 일본사람들에 의해 소흑산도라 불렸으나 지금은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라는 행정지명을 가지고 있다.
동경 125도 7분, 북위 34도 4분. 면적 9.18㎢에 해안선 길이 22㎞에 이른다. 홍도에서도 중국 상하이쪽으로 80㎞나 더 떨어져 있어 중국의 새벽닭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조금은 과장된 얘기까지도 전해지는 곳이다.
100년 넘는 동안 선박들을 안내한 가거도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