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전. 사진은 고리1호기(오른쪽)와 고리2호기 모습.
정민규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 원자력계의 추악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최근 원전 비리 사태의 원인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리1호기 비상발전기고장 은폐, 수면연장을 위한 수치조작 의혹, 짝퉁 위장 부품 사건 등 수많은 사건 사고에 대해 원안위와 원자력계는 큰 문제가 아니며 항상 원전은 안전하다고 반복해 왔다. 결국 이것이 오늘의 원전비리사태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까지 온 밑바탕에는 원전은 늘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원자력 사업을 하던 분들인, 원자력산업회 출신이자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출신인 강창순 전 위원장 등을 비롯한 원전마피아들의 거수기들이 원안위라는 규제기관 마저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또 지난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가 원안위를 대통령 직속기구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옮겨서 사실상 규제기관을 무력화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협상 당시 원안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미래부가 아닌 총리실 산하로 했고, 원전마피아들에게 장악된 원안위를 재정립하고자 국회에서 원안위 위원을 추천하도록 협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이 원안위 위원으로 추천한 임 전 소장에 대해 "그분의 이력이나 언행을 보면, 원전마피아의 원조 격에 해당되는 분"이라고 성토했다.
"임창생씨는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1회 졸업생으로 미국웨스팅하우스 원자력사업본부에 근무하며 1976년 국내 원전도입 초창기부터 우리나라에 원전산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분이다. 1995년 학술지 기고를 통해서 '원자력은 취급만 잘하면 환경오염의 문제가 거의 없는 값싼 무공해에너지'라며 '원자력발전기술은 완벽에 가깝다'고 말한 분이다."그는 "원전위조부품 사건의 본질이 정책·정보·사업을 독점한 원전마피아의 폐쇄적 구조 때문이라는 것이 정론"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런 분을 원안위 비상임위원으로 추천한 새누리당이 과연 그분들이 말한 대로 원전마피아들을 해체할 의지가 있는지 그 진정성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원자력진흥론자 추천... 원전비리 척결 의지 없다는 것"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도 논평을 내고 임창생 전 소장에 대한 원안위원 추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임창생 전 소장은 대표적인 원자력진흥론자"라며 "원자력 규제·감독 역할을 해야 하는 원안위원에 적절한 인사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원전마피아가 벌여놓은 각종 비리와 이권 개입에 대해 전 국민적인 분노와 불안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에 원자력진흥론자를 원안위원으로 추천한 새누리당은 원전비리 척결과 원전마피아의 해체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임 전 소장에 대한 위원 추천안을 통해 "당시 개발한 한국형경수로가 국내에 건설된 원자력발전소에 채택되는 등 원자력에 관한 식견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보인다"고 그의 원전 관련 경력·능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