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김동원
광장의 잔디밭에 장미 한송이가 서 있다. 마치 하늘 저 먼 곳,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한마디 건네지 않을 수 없다. "너는 무엇을 그렇게 넋놓고 바라보고 있는 거니?" 돌아온 대답은 이렇다. "그야, 뭐, 내 앞에 와서 각도를 딱 맞춰 서줄 사람이죠. 난 고개돌릴 수 있는 입장이 못되거든요." 하긴 뭐, 장미가 볼만한 사람 지나간다고 고개를 돌릴 수 있겠는가. 장미의 앞에서 각도 맞춰 잘 서보시라. 장미가 오매불망 그리던 장미의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