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리 뒤에 감추어진 아픔...

6월 호국보훈의 달에 화천의 세계평화의 종을 생각한다

등록 2013.06.06 09:09수정 2013.06.06 14:43
0
원고료로 응원
얼마 전 화천을 찾았다. 세계평화의 종과 그 공원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곳은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곳이다. 화천의 하늘이 이렇게도 상쾌했던가? 하늘은 파랗다 못해 색이 바랜 제복의 카라처럼 화천의 언덕에 닿아있었다. 그리고 그 언덕에 어깨동무를 한 평화의 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학교에서 무섭게 배우던 느낌과는 달리 평화롭게 그 이름처럼 화천의 경치에 콘크리트의 냄새를 풍기며 앉아 있었다.

평화의 댐 전경  평화의 댐 전경
평화의 댐 전경 평화의 댐 전경 박정훈

세계평화의 종의 소리를 듣다

그 옆에는 세계평화의 종이 있다. 크기만으로도 장중함을 느끼게 된다. 그 종 소리는 웅장하고 진중하며 그 흐르는 소리가 마음까지 진동시킨다. 바로 세계평화의종 소리의 느낌이다. 그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종의 소리에 내 몸까지 진동됨을 느낀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소리엔 감추어진 아픔이 있다. 이 종은 세계 분쟁지역의 탄피들을 모아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 수많은 고통의 사연들이 있을 그 탄피들로 말이다. 이 좋은 총 1만관의 무게를 목표로 현재는 9,999관의 무게이지만 통일이 되면 나머지 1관을 채워서 1만관의 진정한 세계평화의 종이 된다고 한다. 이 종을 한 번 타종할 때마다 500원을 내고 타종하게 되는데 그 돈은 모아서 6.25 참전국인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후손들의 장학금으로 지원된다고 한다.

세계평화의 종 세계평화의 종
세계평화의 종세계평화의 종박정훈

그 옆의 작은 공원엔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람들의 사진을 신주 조각한 것과 손을 모형을 직접 본떠서 만든 조형물들이 있다. 실제 그 분들에게 핸드프린팅을 요청하여 제작되었다고 한다. 미얀마의 수지여사부터 구소련의 고르바초프 등등, 그리고 우리나라의 김대중 대통령까지.

이 날, 그 유명한 자칭(?) 화천의 명품해설가 분의 해설을 들으며 이곳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처음엔 웃고 넘겼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그분의 해설은 자칫 순수하다 못해 순박해 보일 정도로 진한 인간미가 있었다. 그분 자체에 화천의 향기가 나는듯하기도 하고 마치 누군가의 책 제목처럼 몸을 '흔들리며 흔들거리며' 섭섭지 않게 명품(?)해설을 해주셨다. 덕분에 화천에 대한 이미지까지 바뀌고, 가는 순간까지 화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화천명품해설가 신광태님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핸드프린팅이 있는 곳
화천명품해설가 신광태님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핸드프린팅이 있는 곳박정훈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하나를 듣게 되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핸드 프린팅 작품 중에 유독 훼손이 되는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고 김대중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신주 인쇄조각물이었다. 3~4번을 교체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하도 그의 얼굴을 긁어놓아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하였다.


평화의 종을 본 그날도  누군가가 그의 얼굴에 몇 개의 스크래치를 만들어놓은 상태였다.

왜일까? 누가 이 사람이 그렇게 미운 걸까? 이 사람이 누군가를 고문하고 간첩으로 몰았던가? 그리고 학생들이 데모한다고 잡아다가 사형이라도 시켰던가? 이 사람이 대한민국에 무슨 가해를 했던가? 매년 얼굴에 생채기가 나 그 얼굴을 교체할 수 밖에 없는 그는 과연 무슨 잘못을 지었던 것일까?

세계평화의 종이 1만관이 되는 날, 남과 북이 통일이 되는 날, 9,999관에 평화의 새의 날개 1관이 합쳐져지는 날,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생채기가 나지 않을는지. 6월6일 현충일을 맞이하여 진정한 평화가 대한민국에 찾아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 평화가 그의 얼굴을 치유해 줄 날을 기다리고 기다린다.
#평화의댐 #세계평화의종 #화천 #호국보훈 #6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삶은 기록이다" ... 이 세상에 사연없는 삶은 없습니다. 누구나의 삶은 기록이고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p.s 오마이뉴스로 오세요~ 당신의 삶에서 승리하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 4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5. 5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