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맵'에 묻힌 창조경제... "일자리 64~65만개 목표"

최문기 미래부 장관 '창조경제 실현계획' 발표... 궁금증 풀기엔 역부족

등록 2013.06.05 10:59수정 2013.06.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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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5일 오전 11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5일 오전 11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 강신우


[2신 : 5일 오후 2시 40분]
'고용 로드맵'에 묻힌 창조경제, 핵심은 일자리... "64~65만 개 목표"

'창조경제'의 핵심은 결국 일자리였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5일 오전 11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전날 박근혜 100일에 맞춰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에 묻혀 빛이 발하고 말았다.

우선 시간제 일자리 100만 개 같은 구체적인 숫자가 없었다. 이날도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나 창업 목표, 재원 등 '숫자'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전날에 이어 그래픽 중심으로 정리된 27쪽 분량의 참고자료가 추가 배포됐지만 기자들의 궁금증을 풀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최문기 장관은 "일자리와 예산 부분은 6월~8월에 이어 발표되는 상세 계획에 포함될 것"이라면서 "2013년도 소요 예산은 6조9천억 원으로 돼 있고 이후 소요 예산은 계획 수립 과정에서 부처별 추산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정될 예정이어서 기본 계획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자리 목표에 대해서도 "64~65만 개 일자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만들어지고 나면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오늘 발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기자가 "좋은 건물을 짓겠다고 하는데 몇 층을 지어서 거기에 몇 사람이 살 것인지 등이 안 나와 있어 잘 안 와 닿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6개 전략 과제 중에 1, 2전략은 이미 발표한 내용이고 나머지 3~6전략은 기존 미래부 업무보고 내용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최 장관은 "민간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정부는 인프라를 확충하고 인력을 양성한다든지 다른 기초과학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면서 "여기에 힘입어서 민간이나 대기업에서 투자를 더 많이 할 텐데, 이 부분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무보고 내용과 차이가 없다는 지적에도 최 장관은 "발표를 축약해서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 산업과 연계한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 사례를 들고는 "여러 부처가 지금 주도적으로 연구 과제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 효과에 대한 질문에도 최 장관은 "(창조경제로) 경제성장을 해서 새롭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 제일 큰 효과"라고 강조하는 데 그쳤다.


결국 박근혜 정부 100일에 맞춰 야심차게 준비한 이날 발표는 지난달 15일 중소벤처창업 투자 활성화 계획 발표와 전날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고용률 로드맵 발표 등을 보완하는 백브리핑 성격에 그치고 말았다.

[1신 : 5일 오전 11시]
'소문난 잔치' 박근혜 창조경제 "먹을 게 없네"

a 창조경제 실현계획 발표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정부과천청사 미래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창조경제 실현계획-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가운데 인물이 이상목 미래부 1차관.

창조경제 실현계획 발표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정부과천청사 미래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창조경제 실현계획-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가운데 인물이 이상목 미래부 1차관. ⓒ 강신우


"음식은 많이 차렸는데 막상 손 가는 음식은 없다." 

박근혜 정부 100일 만에 창조경제 실현 계획이 나왔지만 언론이나 '창조경제' 전문가들 반응은 시큰둥했다. 앞서 정부에서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이나 지난달 15일 먼저 발표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계획'에서 크게 진전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4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미래부 기자실에서 열린 정부합동 사전 브리핑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3대 목표와 6대 전략, 24개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기자들에게는 A4 28쪽 분량의 두꺼운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일자리 창출-벤처 창업 지원 '그 나물에 그밥'


'창조경제' 3대 목표 가운데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 창출'은 이날 정부합동으로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에도 포함된 내용이고 6대 전략 가운데 ▲창의적 아이디어만으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한 '투자'환경과 실패가 용인되는 창업 안전망을 구축 ▲초기 판로개척 등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 역시 지난달 15일 구체적 내용을 발표한 내용이어서 새로울 게 없었다.

이밖에 ▲과학기술과 ICT를 접목, 기존산업에 활기 불어넣고 소프트웨어·인터넷 기반 신산업 창출 ▲초등학생용 융합인재 교육콘텐츠를 개발하고 창의인재 해외진출과 국내유입 활성화 ▲산·학·연 지역협력으로 창업교육 및 기술사업화 지원 강화 ▲창의성과 상상력이 발현될 수 있는 창의문화 형성 등도 언급됐지만 눈에 띄는 내용은 없었다.

이날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보다 새롭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에 못 미쳤다. 일부 기자들은 "새로운 것이 없다"면서 불평하기도 했다. 미래부는 "추진 과제별로 세부계획이 차례로 수립돼 발표될 예정"이라고 다독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기자가 "평소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조했는데 발표 자료에는 없다"고 지적하자 박일준 미래부 정보통신사업국장은 "발표자료에는 빠져 있지만 실제 내용에는 있다, 세부 내용은 이번 달 내에 상세한 내용 발표될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큰 규모의 정책 발표임에도 투입되는 재원 규모나 자금 조달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상목 차관은 "5년간 40여 조 원을 출연할 텐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업이나 총액 규모가 나오지 않은 사업이 있다"면서 "이번 계획은 '롤링 플랜'(계획과 실적 간의 차이를 비교해 유동적으로 수요를 조절하는 것)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 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창조교육 빠진 창조경제... 청년 끌어들일 방법 고민해야"

벤처1세대 '메디슨' 창업자인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고 지금까지 나온 것을 정리한 수준"이라며 "음식은 많이 차렸는데 막상 손이 가는 음식이 없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민화 교수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노력한다는 느낌은 있지만 국민과 청년이 도전하게 만들 만한 '엣지(세련됨... 편집자 주)'가 없다"면서 "정부3.0 의지를 보인 대목은 눈여겨볼 만 하지만 정부 데이터 개방만 있고 이를 어떻게 민간과 공유해 개인화할 수 있을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역시 "현재 창업은 국제적 경쟁을 해야 하는데, 올림픽에서 미국은 '마크 주커버그'가 나오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동네 축구 선수가 출전하는 격"이라며 "게임이 되겠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고 회장은 "현재의 '창조경제 실현계획'에는 국내의 훌륭한 인재들을 어떻게 창업의 길로 이끌 것인가 하는 전략이 빠져 있다"면서 "창조교육을 해야 창조경제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사전 브리핑은 공식 발표(5일)보다 하루 앞서 실시됐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창조경제 실현계획-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을 확정했지만 공식 발표는 이날 '고용률 70% 로드맵' 발표에 밀렸다. 
#박근혜 창조경제 #미래부 #벤처 #창업 #미래창조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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