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형률씨의 부친인 김봉대 한국원폭2세환우회 고문.
전은옥
지난 2005년 5월 29일 부산의 자택에서 숨을 거둔 김형률씨는 2002년 3월 22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히로시마 원폭피해자의 자녀로서 원폭 후유증을 앓고 있는 원폭2세 '환우'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원폭2세 피해자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한국원폭2세환우회'를 결성하여 국내외에 원폭2세 환우 문제를 알리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2세환우를 찾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2003년에는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한국원폭2세환우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정부 차원의 원폭2세환우 실태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서 최초로 원폭피해자 1세와 2세의 기초현황과 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조사 결과, 국내 원폭피해자는 1세뿐 아니라, 2세 역시 일반인에 비해 사회적으로도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으며 질병 발생 위험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률씨는 이어 2005년에 공동대책위와 함께 원폭피해자 진상규명과 지원대책이 담긴 특별법 제정 청원서를 제출하고 국회의 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내는 등 특별법 제정운동에 온힘을 쏟았으나, 그해 5월 건강이 악화되어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평생을 병마와 싸우면서도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원폭2세환우 인권운동에 헌신했던 그의 활동 덕분에 원폭피해자, 특히 2세환우문제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관심이 암흑과 같았던 한국 사회에 원폭피해 문제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한국원폭2세환우회'(회장 한정순)의 회원은 전국 1300여 명에 달하며, 19대 국회에 피해자 실태조사와 지원에 관한 법안이 제출되어 있다. 또 경상남도에서는 2011년 조례 제정 이후, 올해 첫 도내 1,2,3세 피해자 실태조사를 실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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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피해 김형률, 우리의 심장에 남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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