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섬속의 섬 비양도 가는 길입니다. 소라 껍데기로 탑을 쌓았네요.
황주찬
섬속의 섬, 비양도를 걷습니다. 비양도는 몇 해 전까지는 우도와 가까운 섬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조그만 다리가 두 섬을 이어 놓았습니다. 그 아름다운 섬을 향해 걸어갑니다. 섬을 잇고 있는 다리 위에서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습니다. 작은 수레를 끌고 오는데 꽤 고단해 보이더군요.
수레에 무거운 짐이라도 들었을까요? 가까이 다가가 수레 안을 쳐다봤습니다. 짐 많지도 않더군요. 우뭇가사리 한 포대가 놓여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손수레 끄는 모습, 힘겨워 보인 이유가 뭘까요? 낯선 할아버지를 보는 순간 아버지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모진 세월 묵묵히 수레 끌며 가족을 지키던 모습이 겹쳐집니다. 할아버지에게 사진 몇 장 찍어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다행히 쉬이 허락해 주십니다. 눈을 카메라 렌즈에 대고 할아버지를 바라봅니다. 이마에 패인 깊은 주름과 굵은 손마디 그리고 두툼한 손톱이 보입니다.
그 모습 보고 있자니 또 한 번 고향에 계신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아버지 모습들은 왜 이리도 닮았을까요? 그렇게 섬과 할아버지 모습 카메라에 담고 비양도로 향합니다. 몇 걸음 옮기는데 뒤쪽에서 할아버지가 나지막이 부릅니다. 고개 돌리니 잠시 머뭇거리던 할아버지는 일행을 향해 사진 한 장 줄 수 없냐고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