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 작가
유혜준
"(군포시민들의) 소망글을 보니 다 시인이었다.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순간 누구나 시인이 된다. 시심을 다 자기 안에 갖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고 할 때 누구나 다 시인이 된다. 시민들 마음에서 시심을 발견한 게 반가웠다. 시심으로 그린 그림이다."
19일부터 군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김봉준 작가와 함께 하는 나의 소망 마을의 꿈' <마울아리랑 展>이 열리고 있다. 김 작가는 우리나라 민중예술의 대표적인 작가로 현재 강원도 문막에서 '오랜미래신화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강원민족예술인상을 수상했다.
19일, 전시장에서 김 작가를 만났다. 김 작가는 이번 <마울아리랑 展>과 관련, 박찬응 군포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이 있기에 가능한 전시였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이 이번 전시회를 기획, 유치했기 때문이다.
"마을의 가치, 미학적 가치 드러내고 싶었다"- 이번 전시회는 어떤 내용인가?"이번 전시회는 아주 특별하다. 조각과 회화, 판화를 '마울아리랑'이라는 주제로 모아서 전시회를 하게 된 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산골에서 조용히 사는, 살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활동을 해왔다. 상업화와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예전처럼 민중예술 시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시를 하자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잊혀진 작가처럼 되어 있었다. 나 혼자 산골에 있으면서 조그만 미술관(오랜미래신화미술관)을 차려놓고 직거래를 했다. 농산물 직거래 하듯이. 예술가로 자립적인 생존을 해야 하니까. 자기 목소리를 내려면 그게 기본이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살아왔다."김 작가는 지난 93년, 강원도 문막으로 내려가 살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화박물관 '오랜미래신화미술관'을 열었다. '신화'는 그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그는 세계신화순례를 다녀온 뒤 <신화순례>를 책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그는 '거의 잊혀진 작가'가 되었다고 표현했지만, 몇 년 전부터 전시회를 열기 시작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조각과 회화, 판화를 한꺼번에 한자리에 모아서 전시를 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회는 김 작가의 판화와 회화, 조각 작품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 <마울아리랑> 의미는 무엇인가?"마울아리랑은 내 안에 있는 정체성과 마을공동체를 의미한다. 요즘 시민이나 이국, 국가, 세계성을 얘기하는데 중간에 빠진 게 있다 마을공동체, 동네다. 이게 근대적인 성숙이 안 된 상태에서 식민지와 전쟁을 통해서 무너졌다. 그 마을이 이제 와서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마을의 가치, 미학적 가치를 드러내고 싶었다."
"마을은 에코 커뮤니티에 가까운 생명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