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배우 김다현.
박민희
배우 김다현은 지난해부터 무척 바쁜 시간을 보냈다. 군대 전역 후 연극 '연애시대'로 복귀를 알린 그는 연극 'M.butterfly', 뮤지컬 '서편제', '라카지', '쌍화별곡',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락 오브 에이지', '아르센루팡' 등에 연이어 출연했다.
숨 돌릴 틈 없는 바쁜 시간들이었다. 처음 도전하는 작품도 많았고, 관객의 기대가 쏟아진 작품도 많았다. 매 작품이 그에겐 치열한 도전이었다. 험난한 여정에 지칠 법도 하건만 그는 담담한 얼굴로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맸다. 또 다른 도전인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절절한 사랑 속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해를 품은 달'은 동명의 소설과 드라마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2% 이상을 기록하며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다. 한참 연습에 매진 중인 뮤지컬은 소설, 드라마와 다른 무대만의 매력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에 한창이다.
"원작에 대한 부담보다 이 작품이 뮤지컬로 만들어졌을 때 어떤 모습일지가 궁금했다"고 말하는 김다현과 지난 8일 오전 국립극장의 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 고정관념 깨고 봐 달라"인터뷰 장소에 말쑥한 정장차림으로 나타난 김다현은 조심스럽지만 여유 있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불쑥 '요즘 바빠서 힘들지 않느냐'고 안부를 묻자 "요즘 다 바쁜 것 같아요. 작품도 많고요. 여러 곳에서 함께 작품 하자고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그는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어요. 그럴 땐 팬 분들이 보양식을 잘 챙겨주세요. 감사하죠. 그리고 관객과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것도 있고요"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최근 뮤지컬 '해를 품은 달' 연습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개막을 한 달 앞둔 터라 연습할 것도, 고민할 것도 많다.
"'해를 품은 달'은 원작 소설이 2권 분량이고, 드라마가 20부작 정도예요. 그 많은 분량을 2시간 20분에 풀어내야 해요. 그 때문에 스토리가 축약되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배우도 연기하면서 '이 부분은 조금 더하고 싶다'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다 하면 세 시간이 넘어가요. 연기할 때 '이전 상황의 끝'과 '다음 상황의 시작' 부분을 잘 풀어내야 할 것 같아요."이번 공연은 '뮤지컬'인 만큼 음악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다현은 원미솔 작곡가의 음악에 대해 "상당히 좋습니다"라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어 "장르가 사극이라 한국의 전통적인 음악 색깔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틀을 깼어요. 조금 더 대중적이고 팝스러워요"라고 말했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의 음악은 다양한 장르적 색채가 어우러진다. 스패니쉬, 재즈, 힙합 등 사극 장르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음악들이 얼개를 이룬다.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의 느낌과 지금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요. 처음에는 '이게 가능해?'라는 생각이었는데, 장면을 연결해 보니까 가능하더라고요. 무대에서 배우가 캐릭터와 하나가 됐을 때 상당히 잘 어울리는 곡들이 나왔어요. 고정관념을 깨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