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몽골 룬솜 지역의 한 벌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몽골 사막화 방지 나무 심기를 하고 있다. 민둥산에서 황사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이주빈
나무 한 그루 없는 민둥산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흙먼지로 가득했다. 황사였다. 황사가 내려앉은 땅은 이미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몽골의 사막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몽골 국토의 40%는 이미 사막화 되었다. 전체 국토의 90%는 사막화 영향을 받고 있다.
몽골의 사막화는 몽골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까지 황사 피해를 준다. 사막이 되어가는 땅에 바람이 불어 황사가 발생하고, 황사는 중앙아시아를 가로질러 한국, 태국까지 피해를 끼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황사 피해를 줄이는 근본 대책은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막화를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막에 나무와 풀이 자라게 하는 것이다.
지난 11일 몽골 룬솜의 한 사막화지역에서 김진영(23·전남대 철학과 휴학 중)·임은별(22·전남대 심리학과 2학년)씨를 만났다. 진영씨와 은별씨는 사막화 되어가는 땅에 시베리아 포플러를 심고 있었다. 연평균 강수량이 250mm에 불과한 몽골의 건조한 기후를 잘 이겨내는 나무는 많지 않다. 그나마 시베리아 포플러가 건조한 몽골에 적합한 식종이라고 한다.
이날 진영씨와 은별씨가 심은 시베리아 포플러는 모두 10 그루. 황사바람이 심했지만 두 사람은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으러 간다는 공지를 보고 참가 신청을 했다. 이 나무 심기 프로젝트는 국회 연구단체인 '나무 심는 사람들(대표 의원 강기정)이 환경재단, 산림청 등과 함께 준비했다.
"광주라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저는, 고등학교 시절을 담양에 있는 한 시골 대안학교에서 보냈어요. 생태 수업을 통해 초록을 직접 가꾸는 경험은 그 자체로 큰 배움이었죠. 그런데 이번에 몽골의 땅이 사막화 되어간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숲은 우리에게 자연의 순환작용, 더불어 사는 법 등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지만 우리는 익숙하고 편한 것들에 길들어져 늘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잊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그래서 나무 심기에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 김진영"저는 작은 씨앗에서 태어나는 생명과 자연 그 자체에서 자신을 피우는 식물들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껴요. 그래서 사람이 환경, 자원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봉사활동이 사막화되어가는 몽골에 가서 '나무를 심는 것'이라 들었어요. 새 생명을 심는 현장에 함께하고 싶었어요. 또 사막화를 막는 좋은 취지에 함께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자연을 회복시킬지 마음으로 느끼고 싶었어요." - 임은별말라가는 몽골 땅에 '시베리아 포플러'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