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전병헌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은 우윤근 의원을 끌어안으며 위로하고 있다.
남소연
[2신: 15일 오전 11시 34분]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전병헌·우윤근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1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전병헌 의원은 47표, 김동철 의원 27표, 우윤근 의원은 50표를 얻었다. 그러나 한 후보가 과반의 표를 얻지 못해 2차 투표에 돌입했고, 전병헌, 우윤근 의원을 두고 2차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이날 투표에는 민주당 의원 127명 가운데 이해찬·김기식 의원이 불참, 12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이 기권했다.
[1신: 15일 오전 11시 5분]지방선거 직전까지 원내 상황을 이끌 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선출된다. 새누리당도 이날 오후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 여야가 함께 새 출발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는 3선인 전병헌·김동철·우윤근(기호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세균 상임고문계로 불리는 전병헌(서울 동작구갑) 의원,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윤근(전남 광양·구례), 비주류계인 김동철(광주 광산 갑) 의원이 각축전를 벌이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국회 본청 246호 앞은 회의 시작부터 부산했다. 세 명의 후보자들은 10분 전에 도착해 나란히 서서 '유권자'인 의원들을 맞았다. 이들이 나란히 서있자 의원들은 다른 문으로 입장하기도 했다. 이에 한 의원은 "형님들이 여기 서 있으니 부담스러워서 저리로 간다"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세 명의 후보자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된 모습으로 허리를 숙여 의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강한 야당' 전병헌, '품위 있는 야당' 우윤근, '광주 민심' 김동철먼저 연설에 나선 "원내대표 재수생" 전병헌 의원은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존재감·유능하고 선명한 민주당이 필요하다, 즉 이 위기를 돌파할 강한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며 "선명한 정책, 치밀한 전략, 이기는 협상력으로 달라진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민생 의제 대응에 속도 있는 민주당, 의총이 살아있는 민주당, 양보는 거의 없는 기백있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 내부 경선과 대선 패배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보듬기 위해 '힐링 워크숍'을 열겠다는 방침이다.
전 의원은 "약속 지키는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가계부채 청문회·가습기 청문회·가맹점 청문회' 및 '진주의료원 국정조사' 관철을 내걸었다. 그는 "민주당 60년 역사는 우리에게 정면돌파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위기의 민주당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다음으로 연단에 오른 우윤근 의원은 민주당이 입은 상처 치유를 먼저 내걸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우리 간의 불신의 벽이 자리잡고 있다"며 "서로 치유하고 화해하고 하나가 되기 전에는 나아가기가 힘들어 오만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상대로 싸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한 선명한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화합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야당, 선명한 야당'을 강조한 전 의원과 차별화를 꾀하듯 우 의원은 "과거에는 투쟁하고 반대, 비난했지만 한계가 있다"며 "네거티브가 아닌 생산적인 야당, 좋은 정책과 법안을 마련하는 품위있는 야당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맹사업법 6월 통과, 남북관계 정상화, 권력 구조 개편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을 내걸었다. 우 의원은 "법사위 위원장을 지내며 단 한 번도 표결 처리 안 하고 합의처리했다, 투쟁하고 협상했다"며 "싸우는 데 멈추지말고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연설을 한 이는 김동철 의원이다. 그는 "우리만이 옳다 했던 확신은 패권주의가 되고, 국민에게는 오만하고 불안해 믿을 수 없는 정당으로 비치게 했다"며 "문제의 근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변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김성근 의원의 민심분리, 문희상 의원의 무신불립·화이부동 정신이 필요하다"며 "당 내에서 계파를 청산하면 당 밖에서는 마음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당장 5개월 뒤로 닥쳐온 10월 재보선이 민주당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고민거리가 독자정치세력을 꾀하는 안철수 세력"이라며 "광주에서 안철수 세력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데,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크게 드러내고 광주 시민에게 민주당이 뼈를깎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가 지역구인 그가 나서 '광주 민심'을 잡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는 "127명 의원이 180명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1년 내내 소통하면서 의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명 후보자의 연설을 끝으로 의원들은 곧장 투표에 돌입했다. 1차 투표에서 의원 전체(127명)의 과반(64명)을 넘는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만을 두고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결선투표에 호남을 기반으로 둔 김동철·우윤근 의원 중 한 명이 오르게 될 시, '자연스러운'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4 전당대회에서 호남 출신 인사가 한 명도 선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선 투표에 두 후보 중 한 명만 진출하게 되면 '호남 원내대표'론에 힘입어 사실상의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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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원내대표 전병헌 "호랑이 눈처럼 정부·여당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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