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포스트다라파니 체크포스트 안내판
신한범
히말라야에도 여행자들의 왕래가 많아지면서 물질이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된 것 같습니다. 한 달 수입이 행복과 불행의 잣대가 아님에도 네팔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제 한 달 수입이었습니다. 그들이 부자 나라(?)에서 온 저를 부러워하듯이 저 역시 풍요로운 자연 환경에서 사는 그들이 부럽습니다.
추운 날씨와는 달리 하늘은 쪽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잣나무와 전나무가 우거진 밀림 지대를 걷습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경관은 더 아름다워지고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를 천천히 걷고 있자니 그동안 눈에 들어오지 않던 많은 것들이 느껴집니다. 혼자 걷는 히말라야에서는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오감으로 느껴야 할 것 같습니다.
티베트 사람들의 종교와 생활마을 어귀에는 형형색색의 룽다(Lungda)와 마니차(Mani Wheel)가 트레커들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룽다'란 바람이란 의미의 '룽'과 말(馬)이란 의미의 '다'의 합성어입니다. 룽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히말라야의 바람을 타고 세상 곳곳에 퍼져 모든 중생이 고통이 없는 해탈에 이르고자 하는 기원이 담긴 것이겠지요.
'마니차'는 원통 모양의 종으로 마니차를 시계 방향으로 한 번 돌리면서 진언을 외우면 경전을 한 번 완독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티베트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는 다양한 형태의 마니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종교가 생활 속에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