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해수욕장지중해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샤론해수욕장은 헤르즐리야시(市)의 자랑이다.
신정철
- 팔레스타인과 팔레스타인 민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이 도시로 몰려오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많다. 따라서 그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아는 이웃들은 팔레스타인 방문자들에게 상냥한 편이다. 그들은 위엄 있게 행동하며 거의 모든 종류의 일에 종사하고 있다.
주로 병원시설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볼 수 있는데 청소부에서부터 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심지어는 길거리에 버려진 옷가지나 폐가전 제품들을 트럭으로 실어날라 살림살이를 장만하는 사람 중에도 팔레스타인인을 찾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의식주와 사랑 등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후세를 위한 밝은 미래를 희망한다. 그들(팔레스타인 민족) 또한 우리와 같이 평화가 안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이유로 이스라엘 정부의 시온주의에 입각한 국가관이 지목되곤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만약 이스라엘 정부가 시온주의에 극도로 집착한다면 국가의 안위를 담당하는 중추조직인 이스라엘 군대에 베두인족과 드루즈파, 아랍민족 출신 이스라엘 국민이 복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랍 사람들과 이웃으로 지내며 학교에서 함께 공부한다. 이스라엘은 단일 민족국가가 아니며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종교관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임을 명심해야만 한다."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으로 인하여 일상이 위협 받은 적이 있는가?"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은 지중해에 근접한 이스라엘 중부지역으로 남북부처럼 미사일 공습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걸프전 당시만해도 헤르즐리야는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물론 이런 갈등이 나의 일상마저 위협하고 있다. 버스나 식당, 놀이시설에 가해지는 폭탄테러는 공포 그 자체이며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한다. 또한 이스라엘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만 하는데 군사력을 유지하고 안보를 강화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며 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세금부담으로 이어져서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한다.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은 조직적으로 행동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고 자살테러를 자행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또한 민간인 가옥에 숨어들어서 아이와 여자를 방패로 삼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구호물품들을 중간에서 약탈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
- 그렇다면 군사력 유지와 안보 강화에 부정적인가?"이스라엘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외부 관점에서 보자면 이스라엘 정부가 만든 선전물 때문에 국민들이 과대망상에 휩싸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적성국에 둘러싸인 소국으로서 평화를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력을 길러야만 한다."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기를 기대하는가?"나는 슬하에 아들을 하나 두고 있으며 현재 전투병으로 군 복무 중에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평화를 정착하면서도 이스라엘 국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혹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고 평화를 기대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팔레스타인 민족이 평화와 공존이라는 가치를 무시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믿기까지 한다. 이는 이스라엘 내에서 전파를 가장 많이 타는 주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혹시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거주자들의 인권을 대변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유대인 이스라엘 국적자들을 본 적이 있는가? 평화는 기본적이고도 일반적인 가치인지라 종교와 국적을 불문하고 이를 쟁취하기 위해 모두가 단합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 안정된 삶 원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가? 또 다른 가자지구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의 심성이 나쁜 것은 아니며 일부는 평화를 원하고 있지만 반면에 팔레스타인 민족의 불행을 바라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적이고 약탈자이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생존권'이나 '보호권' '이동의 자유' 등을 우리들에게서 박탈했기 때문이다. 가자지역 주민들은 매 순간 죽음을 감수하고 지내며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비하고 있다. 매일같이 순교자('희생자'의 종교적 표현)들이 속출하고 체포 혹은 구금되며 토지는 몰수되는 상황 속에서 가자 주민들이 이스라엘에 대해서 어찌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가?"
- 다른 불편한 점은 없는가?"매일같이 밥상에 오르는 식품에서 전기에 이르기까지 가자지구 주민들이 사용하는 모든 것이 이스라엘로부터 온다. 우리에겐 소비자로서 선택권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집트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한 물품을 시장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전기의 경우는 이스라엘이 하루 6시간 동안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가사와 업무 모두 6시간 내에 이뤄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동의 자유'에 대해서 덧붙이자면 가자지역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점유한 다른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 따라서 본인도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과 친지들을 볼 수 없기에 인터넷 무료 전화로나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