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2시30분 홍천군청 공무원이 노숙장을 강제철거하고 있다
이종득
강원 홍천군이 지역 골프장 반대대책위 주민들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지난 10일 반대대책위 주민들은 노숙농성장을 강제철거당했다. 그 뒤 이들은 당일 밤 다시 노숙농성장을 설치했지만, 5월 11일 오전 9시께 홍천군청 직원 20여 명이 다시 나타나 주민들이 노숙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강제 철거를 재집행했다.
주민들은 거세게 저항하지 않은 채 노숙장 안에 앉아 있었고, 공무원들이 바닥에 깔은 스티로폼을 강제로 걷어내면서 앉아 있던 67세 노인이 뒤로 넘어져 실신했다. 그 과정에서 군청 박아무개 과장은 실신한 노인에 대한 조치는 방관한 채 "쇼를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 갈등을 가중시켰다. 결국 노인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홍천군 골프장 반대대책위(갈마곡리 괘석리 월운리 구만리 팔봉리 동막리) 주민들은 87일째(11일 기준) 군청 앞에서 노숙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 와중에 홍천군으로부터 노숙장 강제 철거를 당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4월 22일과 5월 10일, 그리고 11일 아침에 다시 강제 철거를 당한 것이다.
지난 6일 홍천군은 "그동안 법과 원칙에 근거해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고 있다"면서 "반대대책위 주민을 상대로 공무집행방해 행위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군청 앞 노숙 장을 5월 9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11일 확인 결과 홍천군은 반대대책위 주민 다수를 공무집행 방해행위로 경찰에 고발했고, 노숙농성장을 강제철거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갈등... 해결점은 보이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