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토끼들예산장날에 내다 팔았어요.
강미애
어른 토끼 세 마리와 항아리 속에서 새록새록 자라고 있는 갓난아기 토끼들을 제외하고 시장에 내다 팔기로 했어요. 아침에 토끼농장 주인에게 토끼 필요하냐고 전화를 했더니, 읍내 장날에 가면 자기 아내가 동물을 팔고 있다고 그리로 가져가라고 해 종이상자 안에 아기 토끼 여덟 마리를 싣고 갔어요.
동물 전 입구에 차를 새우고 토끼 상자를 내렸더니 제일 앞에 앉은 장사꾼이 먼저 뛰어나와서 달라고 합니다. "이것 뭐예요? 하길래 "토끼 새끼예요"라고 했더니 낚아 채듯 토끼 상자를 가져갑니다.
"저 토끼농장 주인하고 전화하고 그 집 줄려고 왔는데요."라고 했더니, 장사꾼 왈.
"내가 바로 그 사람이요."아무리 봐도 그 집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조건 달라며 토끼를 보더니 2만5000원을 줬습니다. 나는 "안돼요, 새끼토끼 3000원이면 제법 큰 토끼는 5000~6000원 준다고 했는데요?"라며 흥정했습니다. 옥신각신했지요. 장사꾼은 만 원짜리 지폐 석 장을 줬습니다. 우리의 흥정이 끝났습니다.
토끼를 팔고 뒤돌아 오는데 아침저녁으로 쳐다보던 귀여운 아기 토끼들이 작은 철장에 갇히는 것을 보게됐습니다. 뒤돌아서니 마음이 짠합니다. 토끼장에서 아기 토끼들을 상자 안에 집어 넣을 때 엄마 토끼가 다가와서 킁킁거리며 이별을 하는 모습도 아른거립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토끼 판돈으로 묘목 몇 그루를 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