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퍼레이드하는 박근혜 대통령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여의도 국회에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정부의 '논공행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기여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정부 주요 요직에 속속 안착하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내각 구성까지 새 정부 초기 인사에서 당내 친박 인사들을 철저히 배제했다.
청와대 인사에서 허태열 비서실장과 이정현 정무수석 외 다른 친박 인사들은 포함되지 못했다. 이는 초대 내각 구성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 대통령은 당내 친박 인사 대신 전문가 및 관료 중심의 인선을 진행했다. 당내 친박 인사 중 선택된 이는 보건복지부 진영·안전행정부 유정복 장관 단 두 명뿐이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많은 친박 인사들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을 지켰다. 겉으로는 "잘하는 것"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일례로 한 수도권 친박 새누리당 의원은 대통령 인수위원회 구성 직후 기자와 만나, "오히려 친박 대다수가 인사에서 배제돼 다행"이라며 "지역구민들이 '우리 의원이 친박이라고 하던데 왜 중책 못 맡느냐'라고 묻지 않는다, 친박이라서 빠졌구나 생각하지"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경선 승리 후 비서실장까지 맡았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역시 "과거 실세니 뭐니 해서 얼마나 비판받았나"라며 초대 내각 구성 결과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그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내각 구성에서 한 시도 자체는 산뜻하다"며 "아마 과거처럼 (측근) 패거리로 (인사) 썼다 하면 여러분(언론)이 엄청나게 조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국 외교 라인은 모두 친박 인사들로... 친박 고위 외교직 추가 지명설도그러나 최 의원의 말이 무색하게, 최근 친박 인사들이 새 정부의 외교·안보 요직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2일 신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현경대 전 새누리당 의원을 지명했다. 현 전 의원은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인 '상청회' 회장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 '7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선 때는 제주도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9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집행위원장에 선임된 점을 감안하면, 통일 관련 단체 주요 자리에 친박 인사들이 포진한 셈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국민소통본부장 역할을 맡았고 박 대통령의 당 대표 당시 비서실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