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출신 노동자 안제나 씨는 큰 사고를 당했지만 광산구 나눔문화공동체 '투게더광산'의 신속한 도움으로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광산구청 복지연계팀
투게더광산이 없었다면 안제나씨는 어땠을까. 의도치 않았지만 그는 '불법체류자'였다. 제도의 틀 안에서 그가 긴급 의료서비스를 받기는 어렵다. 지원을 받더라도 긴 절차를 다 거치는 사이 병원비는 더욱 불어났을 것이다. 투게더광산은 신속했고, 안제나씨의 '귀국 이후'까지를 책임졌다.
"도농복합도시 광산구에 맞는 복지모델 만들자"광주광역시 광산구의 복지모델 '투게더광산'이 주목 받고 있다. 민과 관이 손잡고 기존 제도만으로 풀기 어려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는 것. 김희정씨와 안제나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투게더광산은 '사람, 그 이후'까지를 주목한다.
투게더광산 운영 원리는 민간과 관의 '협력과 네트워킹'이다. 둘은 대등하게 협력하면서 도움을 받을 사람과 줄 사람, 재능을 가진 사람과 재능 기부가 필요한 사람들을 종횡으로 신속하게 이어준다.
실무는 투게더광산 사무국과 구청, 각 동 위원회 등 세 곳이 맡고 있다. 각 동으로 사례들이 접수되면 사무국(민)과 구청(관)이 함께 지원방법을 신속히 찾아낸다. 제도 안에서 방법을 찾고, 안되면 민간 영역을 넘나든다.
'지원 근거 없음' '불법체류자' 등의 장벽에 막힐 뻔한 김희정씨와 안제나씨의 사례는 민-관 협력 체계 속에서 원활히 해결됐다. 출산 이후와 귀국 이후도 보장됐다. 투게더광산은 '이 제도는 무엇을 해주는가'가 아니라, '이 사람에게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를 중시한다. '사람'을 기준으로 놓고 관과 민을 총동원할 때 비로소 사람 중심의 지원책이 나온다고 보고 있다.
투게더광산은 주민들을 춤추게 한다현재 민선5기 광산구에는 여느 때보다 나눔과 복지활동이 활발하다.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하는 형태에 그치지 않는다. 투게더광산은 텃밭 가꾸기, 다문화가족 어울림 행사, 도농교류 등 다양한 주민참여 활동을 펼친다.
투게더광산은 모금과 나눔 활동을 하는 기구가 아니던가? 투게더광산의 활동 분야는 그보다 훨씬 넓다. 투게더광산의 핵심 사업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배려계층나눔활동'이고 또 하나는 '지역공동체사업'이다. 지역공동체사업에도 중점을 두게 된 것은 바로 광산구라는 지역의 독특한 특징 때문이었다.
민선5기 출범 당시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광산구에 어울리는 맞춤형 복지모델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민 청장이 말한 광산구의 특징은 바로 '도농복합도시'였다. 광산구는 농촌지역과 신도심이 공존하고, 지역별로 소득 격차도 큰 자치구였다. 다음은 광산구 관계자의 말이다.
"기존처럼 모금하고 전달하는 식의 정책만 쓴다면, 어떤 지역은 일방적으로 기부만 하고 어떤 지역은 일방적으로 받기만 할 수 있어요. 이러면 주민 간에 위화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광산구는 구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나눔활동을 문화로 즐길 수 있게 사업을 짰어요."기존 복지는 수혜대상을 '어려운 이웃' 또는 '소외계층'이라는 규정 안에 가두기 쉽다. 이른바 '선별적 복지'다. 투게더광산은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데, 이럴 경우는 전 구민이 다양한 도움을 주고받는다. 나눔과 기부는 주민들이 '한 마을에 산다'는 유대감이 클 때 더욱 원활해진다. 투게더광산이 주민 유대감을 북돋는 지역공동체사업에도 주력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