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현상이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엔 작가의 오랜 노력이 숨어있다.
박종우
'사진가는 본능적으로 빛을 좇게 되는데, 지구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궁극적인 빛의 움직임이 바로 오로라다. 오로라 사진은 풍경사진이지만 그 안에는 원형의 빛이 들어 있다. 그 환상의 빛을 찾아다니는 것은 마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 박종우 작가
머나먼 지구의 북쪽 끝, 지상에서 100여 km 정도 떨어진 우주공간에 아주 가끔씩 나타나 커튼 모양으로, 또는 나비의 날개 모양으로 춤을 추다가 꿈결인 듯 이내 사라져버리고 마는 오로라.
과학적 상식과는 별개로, 나에게 오로라는 우주로 높이 날아 올라간 지상의 티끌들이 반짝이는 별무리가 되어 밤하늘을 여행하다가 가끔씩 사람의 마을에 놀러오는 것처럼 보였다. 북극지방에 사는 이누잇(Inuit)족의 전설에 따르면, 오로라는 저승에 영혼이 있다는 증거라고 한다. 오로라가 횃불을 들고서 방황하는 여행자들을 최종 여행지까지 안내하는 영혼에게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올해 2013년은 11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태양 활동의 극대기라고 한다. 태양의 흑점이 수시로 폭발하고 우주로 퍼져나간 태양의 입자들이 태양풍을 타고 지구 근처에 왔다가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 중으로 진입, 공기 분자와 상호작용을 하며 북극과 남극 혹은 북반구와 남반구의 고위도 지방에 자주 오로라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기상 현상은 태양이 만들어 내는 작품이었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