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온로툰다는 정확히 43.3미터 원이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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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로툰다의 과학 이야기는 끝도 없다. 건축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제일 큰 의문은 하나다.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돔으로서도 가장 크다(적어도 아무런 지지대 없이 만들어진 돔으로서는 그렇다)는 판테온의 돔이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2천 년을 버틸 수 있느냐이다.
자료에 의하면 이 돔의 재질은 로마가 개발한 콘크리트(소석회에 포촐리나라는 화산재 등이 들어간 것인데 보통의 콘크리트보다 인장강도가 더 강했다고 함)이고, 여기에는 철근 등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오로지 콘크리트와 돌멩이가 들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놀라지 말라. 이 돔 천정의 무게가 무려 약 4500t이라고 한다. 그 무게의 돔이 어떻게 지상 43.3m 위에서 아무런 지지물도 없이 견뎌낼 수 있을까. 이것이 판테온 로툰다 건축 비밀 중 최고다.
무게(중력)를 분산시키는 기술은 로마인들이 개발한 아치 건축이 유명한데, 여기에서는 그것만으로 부족했다. 보다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먼저 천장은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콘크리트의 무게가 가볍게 설계되었다. 돔 천장 구멍으로 갈수록 가벼운 돌(부석)을 집어넣고, 돔 두께를 얇게 하는 콘크리트 타설 방법이 사용된 것이다. 만일 이 방법을 쓰지 않고 돔 천정 맨 아래의 콘크리트 타설 방법을 그대로 사용했다면 돔 천정의 무게는 약 80% 더 나갔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여기에다 콘크리트 내부는 벌집조직 같은 방법으로 타설해 가는 공법을 사용해 콘크리트의 무게를 최소화했다. 마지막으로 로툰다의 눈(Oclus)으로 불리는 돔 천장의 직경 9m 구멍이 또 하나의 비밀의 열쇠다. 로마의 건축 장인들은 돔 천장에 이 구멍을 냄으로써 돔의 하중을 결정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