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역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시비 위에는 철거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펼침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윤성효
이은상(1903~1982)과 관련한 발언이다. 지난 27일 마산 아리랑호텔에서 '노산 이은상 시조선집 가고파 출판기념회'가 열렸는데, 조영파 창원시 부시장이 참석해 발언한 것이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경남시조시인협회가 주최했는데, 윤재근 한양대 명예교수가 강연했다.
이은상은 3·15의거를 폄훼하고 독재정권에 빌붙은 행적이 뚜렷하다. 옛 마산시가 1999년부터 '노산문학관'을 세우려고 했을 때 지역에서 논쟁이 벌어졌고, 2005년 옛 마산시의회는 '노산문학관'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마산문학관'으로 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2월 6일 마산역광장에 '이은상 가고파 시비'가 세워지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시비는 국제로터리클럽이 세웠는데,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마산역광장이은상시비철거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누군가가 시비 앞뒷면을 페인트로 훼손하고, 대책위는 계란 투척을 하는 등 현재 시비는 흉물스럽다.
조영파 부시장 "노산문학관으로 바꾸어야 한다" '노산 이은상 시조선집 가고파 출판기념회'에 참가자들은 기념사업을 주장했다. 윤재근 명예교수를 비롯한 문인들은 이은상을 기리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고, 조영파 부시장은 "마산문학관을 노산문학관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김병수 마산문인협회 회장은 "전국 자치단체가 조그만 이야깃거리만 있으면 그것을 활용해 관광객을 유치하려 하는데 마산에서는 특정 단체에 발목이 잡혀 꼼짝도 못하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노산이 살아야 마산이 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유당 정권에 조금 동조했다고 해서 독재부역 논란이 있는데, 이승만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한국의 초대 국부에 올랐고 반공을 제1국시로 내세우며 국민의 동조를 받은 분"이라며 "고려왕조를 뒤엎은 위화도 회군도 쿠데타이니 이성계를 잡아와서 다시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옛 마산시 부시장을 지낸 조영파 창원시 부시장은 "창원시 부시장으로서가 아니라 마산 양덕동 주민으로서 초청받았다"며 "노산문학관을 제가 기획하고 마산시에서 퇴직했더니 마산문학관으로 바뀌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학 분야는 제 업무가 아니지만 제가 지금 창원시에 들어가 있으니 (노산문학관 계승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날 출판기념회가 노산문학이 꽃피는 발판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재근 교수는 "가고파는 마산시민에게 1년에 몇 백만원씩을 갖다 줄 수 있는 상품"이라며 "이런 엄청난 상품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활용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윤 교수는 "마산시민정신이 우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윤이상이나 박경리 등은 노산이 마산을 사랑한 만큼 통영을 사랑하지 않았다, 하지만 통영은 그들을 관광상품화 했다, 적어도 자신들이 사는 산천에 애정을 가져야 하는데 마산시민 정신은 그 점이 부족하다"며 "노산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산을 위해서 가고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만 대표, 윤재근-조영파 발언 조목조목 반박'마산역광장이은상시비철거대책위'는 문인과 조영파 부시장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마산민주공원건립추진위원장인 김영만 대책위 공동대표는 출판기념회에서 나온 발언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