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내부카페의 한 부분이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오른 쪽엔 그릇과 도자기 작품들이 즐비했다. 카페라고 해야 될지 공방이라고 해야될지 모를 정도로.
송상호
공방이라 해야 할까, 카페라 해야 할까지난 26일, 안성 일죽면 당촌리에 있는 그의 공방을 찾았다.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이곳의 정체가 뭘까 아리송했다. 공방이라고 하기엔 카페 냄새가 나고, 카페라고 하기엔 공방 냄새가 아주 강하다.
외부로 도예 수업을 다녀온 도예가 양재석씨. 그가 웃는 얼굴로 맞이한다. 여기 이름이
흙담이다. 흙담? 무슨 뜻인지 물었다. 말 그대로 흙으로 쌓은 담이란다.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의 집에 있던 담 말이다. 야트막한 담은 안쪽도 바깥쪽도 서로 보게 하는 매력이 있었단다. 지금의 담처럼 양쪽을 단절시키고 구분하는 담이 아니란다.
"그럼, 선생님의 작품이 추구하는 바도 비슷하겠어요?"그가 말한다. 물론이라고. 정형화된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무엇을 좋아한다는 그. 하지만, '우리나라 도자기들을 투박하고 거칠다는 의미로서 자연스럽다'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건 일본 식민사관의 소산이란다.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그릇 문화를 막사발 문화로 얕잡아 본 것이라고. 조선의 막사발 문화가 세계에서 빛난 건 일본덕분이란 게 일본의 주장이란다.
그는 단호하게 그건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그릇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섬세한지 몰라서 하는 말이란다. 백자, 청자 등의 진가를 몰라서 떠들어대는 거란다. 그가 말하는 도자기의 자연스러움은 도예가의 '정교함과 섬세함'이 숨어있는 작품으로서의 자연스러움이다. 아무렇게나 투박하게 만든 걸 자연스러움이라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