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지역에서 태어난 기형아 사진2013년 4월 중순에 방한한 국경없는 의사회 창시자 헬렌 칼디콧 박사님이 강의도중 보여주신 사진
강수정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탈핵학교에 등록해 강의를 들은 바로는 핵발전소에서 우라늄이 사용되고 48개월 정도 타고 나면 핵쓰레기가 되는데 이것을 '죽음의 재'라고 한다는 것이다. 왜 우라늄 재가 '죽음의 재'일까? 어릴적 나무나 종이를 태우고 나면 재는 힘없이 사그라 드는 에너지 없는 물질이었을 뿐 전혀 위험한 물질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무가 타고 남은 재는 텃밭에 거름으로 뿌리기도 하고 더 옛날에는 세탁할 때 양잿물로 사용하기도 하지 않았는가? 우라늄은 어떤 놈이기에 다를까?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대부분의 독자들처럼 비전문가의 눈으로, 아이 엄마의 눈으로 한번 보자.
우라늄은 나무나 다른 연료처럼 불을 직접 점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라늄 235이라는 물질에 중성자를 쪼여서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리이다. 원자로 안에서 핵분열을 하면 엄청난 열이 난다고 한다. 그 열로 물을 끓이는 것이다. 어떤 전문가는 고작 물을 끓이자고 우라늄을 사용한다는 것은 논에 잡초를 뽑자고 포크레인을 동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사실 논에 잡초를 뽑자고 포크레인을 동원하는 것이 위험하지 않고 경제적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경제적이지도 않고 아주 위험하고 윤리적이지도 않다면 우리는 포크레인 사용을 거부해야 한다.
오늘은 핵발전소의 '죽음의 재'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 한다. 왜냐면, 죽음의 재가 생산된다는 것이 핵발전소를 당장 중지시켜야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이냐 아니냐 안전하다 불안하다 등의 논쟁등도 있겠지만 그 모든 핵발전소 존치여부 논쟁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히 탈핵해야하는 이유는 '더 이상 죽음의 재를 생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죽음의 재에서는 수십만개의 방사성물질이 나오지만 플루토늄(Pu) 하나만 보자면 반감기가 25000년이고 세슘처럼 감마선을 내는게 아니라 알파선을 내는데 일단 몸에 들어가면 뼈에 들러붙어서 세포를 파괴한다고 한다. 세슘의 세포파괴력의 20배라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핵을 사용한 우리들로부터 '죽음의 재'를 받은 후세들이 얼마나 황당할까? 최소한 25만 년 동안 이런 핵쓰레기를 인간이 범접하지 못하는 상태로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은 재앙이다.
독일은 후쿠시마 이후에 17인의 윤리위원회를 만들어 며칠간의 끝장토론 끝에 2022년까지 단계적 탈핵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 가장 큰 이유에 핵의 에너지로의 이용이 윤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조금 더 풍요롭게 쓰자고 후세들에게 사악한 핵쓰레기를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윤리적인가 아니가의 기준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생각해봤다. 장관이나 총리 등 고위직들이 적합한 인물인지 윤리적 잣대로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는 불륜을 저질렀는가, 위장 전입을 했는가? 세금을 체납했는가 등 개인의 윤리적 의무에 대한 기준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정말 현재를 사는 인간으로서 후세에 대한 윤리 덕목을 생각하여 강력하게 핵발전소 문 닫자는 운동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