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청 지평선아카데미 식전 공연 모습지역사회 유명인사가 된 엔젤맘은 김제시청 주요행사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지평선 아카데미에서 공연하는 모습
장남혁
한 교장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기타와 드럼을 구입해주고, 방과후 강사 김용구씨도 배치해줬다. 록밴드 명칭 '엔젤맘'도 학생들의 록밴드 '엔젤리너스'에서 따왔다. 이렇게 시작된 연습은 매주 2시간씩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
결성 초기, 악기라곤 전혀 다뤄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유년시절 피아노를 잠깐 배운 적이 있다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키보드, 드럼 등을 배정했다. 강사 김용구씨는 낯설은 악보에 엄마들이 당황하자 편곡은 물론 코드 잡는 방법을 일일이 알려줬고, 연습도 가수 장윤정의 노래 <올레> 한 곡을 6개월 량 연습하는 식으로 부담감을 덜어줬다.
중간에 곡절도 있었다. 애초 보컬이 맡았던 송순화씨가 갑자기 서울로 이사를 가면서 엔젤맘은 최대 위기에 놓인 것. 드럼의 이순화씨가 연습 때문에 팔이 아프다며 보컬로 자리를 옮겼고, 대신 현재의 박종원씨를 섭외해 잘 수습(?)했다.
실력은 참 더디게 늘었다. 3년이 된 지금, 이들에게는 왁스의 <오빠>, 장윤정의 <올레>,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등 9곡의 주력무기(?)가 있고, 최근에는 다비치·씨야·티아라가 함께 부른 <여성시대> 연주에 주력하고 있다. 제법 실력이 늘면서 채 10만 명이 되지 않는 작은 도시 김제시에도 차츰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김제시청은 지난해부터 지평선아카데미, 금산사벚꽃축제 등 주요 행사 때마다 이들을 초청하고 있다.
그러나 농사와 직장생활에 바쁜 엄마들을 섭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다이씨는 "록밴드는 한 명이라도 빠지면 안 되잖아요. 직장에 다니는 남궁순자씨가 월차를 내고 공연을 한 적도 있었죠. 저도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고, 드럼의 박종원씨는 과수원 외에도 굴삭기 운전을 하는 까닭에 외부공연이 쉽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6차례 공연을 했다고.
록밴드는 농촌엄마들을 어떻게 바꿔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