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한 김백일 동상 철거 범시민대책위’는 23일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소에 탄원서를 냈다. 사진은 이 단체가 지난 18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김백일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을 때 모습.
노재하
1심 재판부는 동상을 그대로 두라고 판결했지만, 5월 16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시민대책위가 재판부에 시민들의 여론을 모아 전달한 것이다. 시민대책위는 그동안 거리 서명운동 등을 벌여 왔으며, 지난 18일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시민대책위는 "김백일은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가를 탄압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하여 악명을 떨친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에 적극 협력하여 훈장까지 받은 친일 반민족행위자"라고 밝혔다.
이들은 "친일파 김백일 동상을 반드시 철거하여 훼손된 거제시민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고, 친일 미화와 역사왜곡이라는 반동적 흐름에 맞서 역사의 정의와 상식을 바로 잡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결연한 의지를 담아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불필요한 내부 갈등을 초래하고 거제와 거제시민의 자존심을 심각하게 훼손하여 치욕을 안겨준 김백일 동상은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며 "이는 그 어떤 명분과 논리로도 거스를 수 없는 거제시민 절대 다수의 바람과 요구"라고 덧붙였다.
시민대책위는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잘못으로 인하여 민족반역자의 동상이 거제에서 버젓이 세워지고, 거제를 찾는 이들에게 김백일이 당당한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도 거제인으로서 견디기 힘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하지만 그 잘못 또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거제의 역사를 바로세우는 것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어른들이 거제의 아이들과 후손들 앞에 당당할 수 있는 길이기에, 친일반민족 행위자 김백일 동상이 철거되는 그날까지 거제의 역사 정의가 바로서는 힘찬 대열에 끝까지 분연히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