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 전면 재검표 실시를 보도하는 영국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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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과정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사회주의 혁명 과정에서 차베스라는 지도자가 갖는 중요성은 60~70만 표의 이탈로 명백하게 드러났다. 벌써부터 베네수엘라 야권은 선거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재검표를 요구했고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전격적으로 이를 수용했다.
물론 재검표를 통해 결과가 번복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박빙의 선거결과에 힘을 얻은 베네수엘라의 보수세력들은 앞으로 공세를 강화할 것이 불을 보듯 빤하다. 미국 역시 이전보다 한층 더 교묘한 방식으로 베네수엘라 사회에 개입해 들어갈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혁명은 차베스라는 지도자의 부재 이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그것은 차베스의 서거가 남긴 지도력의 부재를 빠른 시일 안에 복원하는 일이다. 일전에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는 차베스와의 만난 자리에서 베네수엘라의 혁명은 차베스가 없다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베스와 베네수엘라의 집권세력은 기존의 집권당인 제5공화국운동(MVR)을 발전적으로 해소해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PSUV)을 건설하고 사회주의 대중정당의 집단적 지도력으로 혁명을 더욱 심화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아직은 차베스의 부재를 감당할 수준으로 정치적 지도력이 올라오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도력의 복원과 더불어 그동안 계속해서 지적됐지만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관료주의, 높은 범죄율, 부패, 주택부족 등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가시적인 해결책과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지도력이란 결국 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신임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를 중심으로 이런 일련의 문제들을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가 지도력의 복원에도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항상 그렇듯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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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피아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 선언>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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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는 압승했는데, 마두로는 신승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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