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편법적인 방식을 통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오마이뉴스>의 단독보도가 나간 후, 이 전 대통령이 미리 잡아놨던 20일(토) 오전 확인차 다시 테니스장을 찾았다. 퇴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실내 코트를 찾던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마이뉴스>의 보도 이후 비판 여론이 일자 차단됐던 예약 시스템도 19일(금) 뒤늦게 해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소연
새벽부터 온 봄비가 땅을 촉촉히 적신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지 않았다. 그가 없는 5번 코트는 혹시나 예약이 취소됐을까 하는 마음에 아침 일찍 이곳에 들렀던 시민들이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이용했다.
지난 18일 <오마이뉴스>는 누리집을 통한 선착순 예약제로 운영되는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 5번 코트를 이 전 대통령이 매주 토요일 오전에 편법적인 방식으로 독점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이 코트를 이용한다고 전화로 통보하면 테니스장 관리 직원이 내부 예약 전산 프로그램에서 해당 시간 예약 신청을 아예 차단하는 식이었다.
보도 당시에는 이미 오늘(20일)까지 차단된 상태였지만, 이 차단은 전날인 19일 돌연 해제됐다. 이날 코트를 찾은 시민들은 이 전 대통령이 그간 받아온 특혜에 대해 "이제는 자연인이니 당연히 같은 조건으로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MB, 지금 좀 조용히 지내야 할 때"이 전 대통령이 토요일 실내 테니스장을 애용했던 시간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 이날 8~9시 인터넷 예약에 성공한 A씨는 "혹시나 해서 어제(19일) 저녁에 인터넷 예약 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시간이 비어있어서 예약했다"고 설명했다. 목요일까지는 예약 불가능으로 표시되었는데 하루 전인 19일에 '예약 가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