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진락바네 가족
신한범
시화공단에서 3년간 일하다가 지난해 귀국하셨답니다. 오랜만에 듣는 우리말이 반가워 아주머니 로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창(네팔 전통주)과 야크커리(안주)를 내왔습니다. 점심과 반주로 술을 몇 잔 들고 나니 얼굴이 불콰해집니다. 사람이 그리운지 아주머니께서 자고 가라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오늘 일정이 있기에 일어섰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하니 "그냥 가세요"라고 합니다. 다섯 번 네팔 여행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만난 대부분 사람들은 여행자들을 상대하는 장사꾼이기에 대가를 지불해야 잠을 자고 밥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냥 가세요"란 말 한 마디에 코끝이 찡합니다. 그 집 아이에게 밥값만큼 용돈을 쥐어 주고 출발하였습니다.
1km쯤 내려오다 생각하니 뭔가 허전하고 아쉽습니다. 눈치 빠른 포터 인드라가 오늘 그곳에서 자도 내일 일정에 무리가 없다고 합니다.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다시 그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예기치 않은 인연예기치 않은 곳에서 예기치 않은 인연을 맺는 것이 여행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인연을 히말라야에서 만났습니다. 아주머니는 12살 지미와 20살 락바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두 아들은 카트만두에서 공부 중인데 축제 기간이라 집에 와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