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적봉 아래 마애여래좌상
이상기
수도굴에서 아래로 50m쯤 내려가면 서향을 하고 있는 마애여래좌상이 나타난다. 30m 높이의 바위에 높이 5.9m, 무릎 너비 3.8m로 새긴 마애불이다. 상호와 신체 표현으로 볼 때 고려 중기 이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민머리 형태의 소발(素髮), 낮은 육계(肉髻), 각이 진 얼굴, 형식화된 눈, 코, 귀, 입, 경직된 몸체 등을 통해서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도식화 또는 형식화된 지방양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자료에 따르면 법의(法衣)는 우견편단(右肩偏袒)인데 왼쪽 어깨에서 한번 겹쳐서 어깨너머로 넘어갔다. 오른쪽 어깨는 노출되었고 옷 주름은 간략하게 표현되었다. 손 모양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며, 결가부좌(結跏趺坐)한 다리와 발은 과장되게 표현되었다. 광배는 배 모양으로 불꽃무늬를 새겼으며, 낮은 좌대에도 연꽃무늬를 형식적으로 표현하였다. 이 마애불은 경직된 얼굴 표정과 형식화된 몸체라는 점에서 예술성과 종교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국보나 보물이 못되고 전남 유형문화재(제149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