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상황. 차가 빽빽하다. 자동차의 매연 등이 가득해 숨을 쉬기 어려웠다.
추연만
아디스아바바에서 모조까지 도로 상황은 말 그대로 최악. 건축자재를 실은 트럭, 구호품과 수입품을 실어 나르는 대형차량, 사람을 가득 실은 소형버스, 택시와 승용차, 오토바이와 바자주(툭툭이), 자전거는 물론 나귀와 달구지, 소떼와 양떼, 말과 염소 심지어는 가뭄을 피해 국경을 넘은 낙타 무리까지 한데 모여 있었다.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낡은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배기가스는 딜라에 도착하는 9시간 내내 코와 목 그리고 눈을 따갑게 했다.
평균 해발 2500미터. 아디스아바바와 인근 도시는 희박한 산소로 인해 불완전 연소하는 차량들의 매캐한 배기가스와 전통가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들로 가득하다. 곳곳에 매연이 안개처럼 자욱이 가라앉아 있다. 붉은 흙먼지와 검푸른 배기가스가 뒤섞인 공기는 '청정 아프리카' 혹은 '아프리카의 스위스'를 상상했던 '초짜 방문자'에게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딜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대부분의 중소도시들은 한국의 1960년대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도 시골 읍내에 해당하는 작은 반경 정도만 도시의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은 이 땅에 인류가 살기 시작했던 선사시대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 극심한 대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