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하역동굴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경북 경주에 건설 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의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주 방폐장 부지는 애초부터 암반상태가 좋지 않아 문제가 된 바 있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동굴처분방식(사일로)에 있어서는 잦은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비판과 완공 후 지하수로 인한 침투로 인해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논란의 핵심은 경주 방폐장 운영 기간이 끝나고 폐쇄된 이후 사일로 내에 지하수가 침투될 것이냐 여부에 대한 것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김익중 동국대학교 교수의 질의에 대해 지난 2010년 8월 26일에 답변한 자료에 따르면, 경주 방폐장 1단계 처분시설의 사일로는 지하수면 아래에 놓이므로 처분시설 폐쇄 후 궁극적으로 물에 잠기게 된다.
사일로는 지하 80m~130m에 6개의 처분고를 건설하여 총 1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도록 건설 중이다. 나머지 70만 드럼의 처분시설은 향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발생량 추이와 경주 방폐장의 지질 특성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천층처분방식과 동굴처분방식 중 적절한 방식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사일로 폐쇄 후 지하수 침투 논란문제는 사일로에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한 이후 60년이 지나면 사일로를 폐쇄하게 되는데, 폐쇄 후 지하수로 인한 침투로 인해 방사능 물질이 누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익중 교수는 "일반적으로 방폐장은 자연방벽이란 것이 있어 콘크리트가 필요 없거나 필요하더라도 조금만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주 방폐장은 그 반대로 자연 방벽이 없으니 믿을 것은 사일로 콘크리트 방벽 하나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물이 침투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 벽에 균열이 생기면 안 되는데, 만약 균열이 발생하고 사일로 안에 물이 들어가는 날에는 핵물질을 녹이게 되고 방사성 물질이 사일로 밖으로 서서히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사일로는 굴착 암반면에 약 15~40cm 두께의 숏크리트를 타설하고 그 위에 부직포와 방수시트를 붙인 다음 100cm 이상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로 시공하므로 지하수가 사일로 안으로 들어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폐쇄 후에는 사일 로 내부를 쇄석(깬 돌)과 콘크리트로 채운 후 입구부를 방수재와 콘크리트로 밀봉하여 지하수를 차단하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일로 내부를 쇄석으로 꽉 채우게 되면 폐쇄 후 사일로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지를 확인할 수 없게 된다. 방폐물관리공단은 "사일로 내부에 물이 채워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렇게 될 것을 가정하더라도 안전성 평가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폐쇄 후 사일로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인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나 복구지침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의 경우 폐쇄 후 환경방사선 및 지하수 감시 결과 방사능 오염이 발생한다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 제한구역내의 접근금지 강화, 누출부위 봉쇄, 누출원 제거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익중 교수는 "제한구역을 어떻게 설정한 것인지, 쇄석으로 채워진 방사성폐기물 드럼통을 어떻게 제거하고 누출부위를 봉쇄할 것이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관리공단은 이에 대해 처분시설 폐쇄 전에 규제 기관의 심사를 거쳐 안전성이 입증되어야만 폐쇄할 수 있으므로 안전하게 폐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잦은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