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리수줍은 듯, 신기한 듯 먼저 피어난 꽃마리가 피어날 동생들에게 피어나도 좋다 말하는 듯하다.
김민수
꽃마리는 둘둘말려 피어나는 꽃입니다. 아무나 먼저 피는 것이 아니라 같은 줄기에서도 피어나는 순서가 있지요. 꽃마리는 아래서부터 피어나고, 오이풀은 위에서부터, 냉이꽃은 가장자리꽃부터... 그런 순서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순리라고 하지요.
사람사는 세상도 순리대로 피어나야 할 터인데 그러하지 못합니다. 의자놀이를 재미있게 지속하려면 한 사람이 계속 의자를 독차지 하지 말고, 번갈아가면서 앉을 수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힘없는 이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없네요. 그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를 달라 외치니, 그들을 내몰고 화단을 만들어 버립니다. 그것이 그네들의 의자놀이 방식이니 그들과 놀면 재미 없을 것이 뻔하지요.
순리대로, 물 흐르는대로, 꽃 피어나는대로 피어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