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렁길 조형물과 미역널방. 금오도 비렁길의 대표적인 풍광 가운데 하나다.
이돈삼
실랑이가 정겹다. 타닥타닥 일행의 발소리를 들으며 걸음을 옮긴다. 길이 섬의 허리춤 높이로 남서해안의 벼랑을 따라 간다. 왼편은 녹색의 숲이다. 생강나무, 잰피나무, 다래나무가 눈에 띈다. 발밑에 간간이 고란초도 보인다. 마삭줄도 지천이다. 숲의 향기가 달콤하다.
오른쪽으로는 올망졸망 다도해를 품은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풍광이 매혹적이다. 걷는 길도 평탄하다. 따뜻한 봄햇살도 생생하다. 동백꽃 활짝 핀 터널도 아름답다.
얼마나 걸었을까. 깎아지른 절벽이 아찔하다. 절벽 위에 많은 사람들이 서 있다. 나란히 서서 어딘가를 가리키는 일가족도 보인다. 미역널방이다. 마을사람들이 지게에 짊어지고 온 미역을 널었다는 곳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절벽과 바다에 탄성이 멈추질 않는다. 몇 시간을 바라봐도 아깝지 않을 풍경이다. 비렁길의 대표적인 경물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