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을 걸으며 나무를 심고 환경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는 일본인 미야타 유지(32)씨가 9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과 함께 마산 무학산에서 식생활실태조사를 벌였다.
곽빛나
미야타 유지는 2007년 말부터 현재까지 총 1만2200km를 걸었다. 그는 16개국에 걸쳐 500여 개 학교와 사회복지기관을 방문했고, 방문했던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30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그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무역업을 하는 부모를 둔 그는 일본 게이오대학을 나온 뒤, 2004년부터 3년간 연세대 한국어학원을 다녔다. 그는 한국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한국어를 잘 구사한다. 그는 한국인 약혼자가 있었지만 '하늘나라'로 보낸 아픔이 있다.
"2006년 한국에서 공부할 때 아픔이 많았다. 약혼자가 있었는데 자살했고, 당시 친한 친구도 암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소중한 두 사람을 잃었던 것이다. 이태 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그 무렵 다른 사람을 위해, 평화를 위해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야타 유지씨는 2007년 중국에서 런던까지 걸었는데, 그 첫 시작은 한국이었다. 그해 그는 새만금, 군산, 목포, 장흥, 보성, 순천, 마산을 거쳐 창원에 왔다. 당시 창원에서는 '제10회 람사르당사국총회'가 열렸던 것이다. 그는 습지와 갯벌의 보전을 통한 평화 메시지를 전파했다.
2008~2009년에도 한국을 걸었다. 경북 영양을 시작으로 청송, 포항, 경주, 울산, 부산을 거쳐 제주를 돌았다. 당시 그는 일본군 위안부사건에 대한 사과의 의미를 담아 걸었다.
미야타 유지씨는 "제가 지구촌 걷기를 하고 있는데 첫 시작이 한국이었다"며 "당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도와줬는데, 감사 인사를 전하고, 한국 아이들에게 환경보호와 꿈·희망을 심어주고 싶어 다시 왔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또 있다. 내전이 일어난 시리아의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지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그는 2011년 2~4월 사이 시리아를 걸었는데, 그때 만났던 아이들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는 것.
"당시 분쟁이 일어났고, 위험한 상황이었다. 당시 아이들은 목숨을 걸고 저를 도와 주었다. 희생되는 아이들도 보았다. 아이들은 학교도 도서관도 없고, 먹을거리도 없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자기 나라에서 앞으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지난해부터 '시리아 도서관 건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가 자원봉사로 강연하고, 강연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로부터 기부를 받아서 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나무심기 통해 작은 평화를 위한 활동에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