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 진달래 군락지로 오르는 산길. 영취산은 민둥산이다.
전용호
억새들이 겨울을 보내면서 힘들어 했을 산길을 올라가면 산이 붉어진다. 온 산을 붉게 물들인 꽃밭. 그 산으로 들어서면 서러움이 밀려온다. 큰 나무아래 수줍게 핀 꽃이 아니라 민둥산에서 꽃샘바람을 맞으며 서로를 부둥켜안고서 피어난 꽃이라 더욱 서럽다.
영취산에 진달래가 예년보다 일찍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4월7일 여수 영취산을 찾았다. 봄은 변덕쟁이다. 며칠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졌다. 겨울옷을 입기는 어색해서 옷을 몇 개 겹쳐 입고 나선다. 영취산 등산로 입구에는 관광버스들이 도로가로 줄지어 서있다.
영취산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대표적인 등산코스는 축제장에서 오르는 길이 있고, 흥국사 코스, 상암 코스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이지만 상암마을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원상암마을이 있다. 원상암마을에서 영취산으로 오르면 산 중간정도에 임도가 지나가는데, 산길이 임도를 가로질러 올라간다. 임도는 봉우재로 연결되고, 축제장으로도 연결된다. 산으로 올랐다가 임도를 따라 돌아오기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