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아름다운 랑탕 계곡
신한범
오늘 해발 2210m의 툴로샤브로까지 갈 것입니다. 계곡 좌측 능 선위에 오늘 가야 할 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히말라야에서, 보인다고 해서 거리가 가까운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편안합니다. 더구나 완만한 내리막길과 전나무와 랄리구라스 우거진 원시림 지대를 걷는 것이기에 즐거운 트레킹이 될 것 같습니다.
라마호텔에 도착하기 전, 처음으로 우리나라 사람을 만났습니다. 카트만두에서 온 선교사님 가족입니다. 어젯밤 라마호텔에서 자고 오늘 랑탕 빌리지까지 갈 것이라고 합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지만 마음은 씁쓸합니다. 네팔 거주 교민은 500명 정도라고 합니다. 교민 중 절반 이상이 선교사 가족이라고 합니다. 힌두교 국가인 네팔에서 그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히말라야 롯지 주인의 인심 라마호텔에서 차를 주문하였습니다. 지난번에 인연을 맺은 11살 소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주인장이 살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사진을 찍어 인화해달라고 합니다. 제가 농담으로 그러면 찻값이 무료냐고 묻자 얼굴색이 바뀝니다.
이곳에서 밥을 빌어먹고 사는 어린 소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롯지 주인은 히말라야를 닮지 않고 저잣거리의 상인 모습을 닮아 가는 것 같습니다. 소녀에게 다시 사진을 찍어 인화해주고 길을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