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가는 길
변종만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산책코스처럼 경사가 낮은데다 거리도 짧다. 바닷가와 가깝고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 공기도 맑다. 작아서 정이 가는 세심정에서 물도 한 모금 마신다.
골굴사는 불교문화가 번창하던 6세기경 서역(인도)에서 온 광유성인 일행이 석회암 절벽을 깎아 12처 석굴로 가람을 조성하여 법당과 요사로 사용해온 국내 유일의 석굴사원이다. 맨 꼭대기에 제작 연대가 정확하지 않은 높이 4m, 폭 2.2m 정도의 마애여래좌상(보물 제581호)이 조각되어 있다. 골굴암의 주존불인 마애여래좌상의 천년 세월을 이어온 미소가 온화하다. 천장과 벽이 모두 돌이라 겨우 소나기만 피할 수 있는 석굴들이 칠성단, 약사굴, 라한굴, 관음굴로 불리며 일반 절과 같이 전각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민족 신앙은 토속 샤머니즘이 주를 이뤘다. 대웅전 옆 남근바위와 산신당의 여궁에는 자손귀한 집안의 부녀들이 남근상을 참배하고 여궁을 깨끗이 청소한 뒤 판자를 깔고 그 위에 앉아 밤새 기도하면 소원 성취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