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상 서부여성자율방범대장
이미선
굳이 서둘지 않아도, 따스한 눈빛하나면 족하리라. 차분한 어투와 공손한 마음가짐이 어우러질 때,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통한다.
태안읍 여성방범대를 책임지고 있는 두 여성대장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강인하지만 섬세하고, 때론 여리지만 누구보다 끈질긴 집념으로 거리에 나서는 김영상(50·태안읍 동문리·백옥생화장품태안지사·사진 왼쪽) 태안읍서부여성자율방범대장과 이미자(44·태안읍 동문리·사진 오른쪽) 태안읍동부여성자율방범대장.
역사로 보나 규모로 보나 서부여성대가 동부여성대에 비해선 좀 더 길고 크다. 하지만 두 여성대 모두 태안읍 아동·청소년들을 책임지고 선도하는 야무진 단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여성인데다 대부분 자녀를 둔 주부인 까닭에 두 여성대 모두 방범활동시간은 오전 내지 한낮이다. 서부여성대가 태안초등학교 일대와 인근 태안중학교 순찰을 책임지고 있다면, 동부여성대는 백화초등학교와 태안여중을 비롯한 학원가 일대를 총괄하고 있다.
자신의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하교하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귀가를 지켜보다가 괜히 눈시울을 붉혔다가 여중생들의 풋풋한 수다를 들을 때면 학창시절의 빛바랜 기억이 떠오른다고.
김영상 대장은 17년여 동안 사회활동을 하면서 숱하게 고생을 했다. 그러나 인생의 최고 절정기인 요즘도 방범대 활동만은 놓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김 대장과 방범대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걸스카우트충남연맹태안지부연합회 8대회장과 민족통일태안군여성회 초대회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 내 각종 사회단체 활동을 한 김 대장에게 방범대 생활은 사뭇 신선했다.
"어머니라는 단어있죠? 그 말이 딱 여성대를 대표하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어머니가 스스로 아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는 것만큼 큰 교육도 없고, 또 주부가 앞장서 봉사한다는 측면에서만 봐도 여성대의 가치는 그 어느 단체보다 주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어머니'. 어쩌면 그 어떤 가치와 이름보다 우위에 설 그 단어에 여성방범대의 가치를 나란히 한 김 대장과 서부대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김 대장은 올해가 대장직 3년차다. "이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싶다"며 "가정과 지역의 소통을 위해 어머니가 나서 값진 힘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