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떻게 한국을 공격할 것인지 전문가를 초빙해 보도하는 CNN.
CNN 갈무리
CNN은 지난 5일 간판 앵커인 앤드슨 쿠퍼가 진행하는 메인 시간대 방송에서 은퇴한 미군 전문가를 초빙해 남북한의 전쟁이 어떻게 벌어질 것인지를 관련 그래픽을 동원해 보도했다.
한반도 상황의 긴장이 급격히 조성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왜 유독 CNN은 이렇게 연일 한반도가 전쟁 일보 직전의 상황이라고 보도하고 있을까. 한반도 상황에 관해서는 다른 주요 외신들도 전쟁 위험성에 관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CNN처럼 과도하게 보도하고 있지는 않다. 5일 비슷한 시간대에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긴장이 한국 경제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반도 위기가 한국 경제에 미칠 가능성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알렸다.
<워싱턴포스트>도 '평양의 긴장 추구에도 남한은 차분'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 사람들은 북한이 예전에도 늘 그렇게 해왔다며 의외로 차분히 대응하는 모습'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AP통신도 '북한이 긴장을 강화하자 남한 불안(jitter)의 첫 신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일상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나 북한이 1990년대 이후 최고의 강도 높은 위협적 발언들을 연이어 하고 있어 한국인들이 불안해하는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내용을 타전했다.
하지만 CNN은 누리집에 '북한은 미국이 순하다(soft)고 생각할까?' '왜 북한은 자살과는 거리가 멀까?' '김정은이 미치지 않은 이유' 등 무려 10여 개의 북한 관련 기사들을 배치했다.
추락하는 CNN의 시청률... 또 다른 전쟁이 필요한가보도전문채널인 CNN이 1990년 발생한 '걸프전'을 생중계하면서 일약 최고의 보도 채널로 자리매김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종료되면서 CNN의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다른 보도전문채널인 '팍스 뉴스(Fox News)'에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다. 또한 2위 자리도 'MSNBC'에 내줬다.
CNN이 고전하는 이유가 보수-진보의 대립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미국 정치환경에서 사실 중심의 보도에 치중해 중립적 논조를 고수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만큼 해당 보도에 대한 분석과 기획력이 떨어졌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한반도의 위기 상황은 어쩌면 CNN에게 다시 시청률을 만회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쟁 위기 상황의 조성과 전쟁 발발에 관련한 보도가 시청자들을 영원히 잡을 수는 없다는 것은 이미 CNN이 겪은 수순이다.
더구나 연일 익명 보도를 기반으로 한반도 관련 위기 상황을 확대하고 있는 CNN의 보도 태도가 과연 CNN이 바라고 있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 조성을 위한 보도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가중하는 한반도 위기 상황에 관한 분석이나 체계적인 기획보도 없이 위기 상황 발발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은 처량하다. CNN의 시청률이 끝없이 추락하는 또 다른 이유를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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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연일 '전쟁 직전' 보도...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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