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운천스님이 짜장을 볶으면서 야채를 넣고 있다
하주성
"봉사라는 것을 남이 시켜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하구한 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절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마음속에서 스스로 우러나 본인이 즐길 줄 알아야만 해요. 저는 봉사를 하는 것은 운동이라고 생각하면서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힘이 들지도 않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봐요."쉽지 않은 대답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스님짜장에 사용할 면을 뽑는 것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니, 정말 봉사를 하면서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몇 시간을 서서 봉사를 하다가 보면 힘도 들 텐데, 그런 기색 하나 없이 행복한 표정이기 때문이다.
"봉사라는 것이 언제까지 한다고 정해놓고 할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야죠. 봉사를 하다가보니 오히려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어 더 좋은 것 같아요. 또 즐겁게 하다가 보면 젊어지는 듯도 하고요."두 사람 모두 자녀들이 세 명씩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봉사를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듯하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자라 대학과 중학교 등을 다니고 있어 마음 편하게 봉사를 할 수 있다고.
가끔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빨리 잊어야"봉사를 하다가 보면 가끔은 난처할 때도 있습니다. 어르신들께 음식을 날라다주는 봉사를 하는데 늦게 가져왔다고 혼을 내시거나,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때는 정말 울고 싶기도 하죠."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란다. 그렇게 역정을 내시는 어르신들 보다는, 그래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는 분들이 더욱 많다는 것.
"봉사를 할 때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봉사를 해주니, 음식 맛이 더 좋은 것 같다고 하세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는 정말 행복하죠. 아마 이렇게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어르신들의 말씀 때문인 듯해요"청솔복지관에서 무료 급식을 할 때 많은 봉사를 했다는 두 사람은, 스님짜장의 봉사는 처음이라 조금은 낯설기도 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면서, 다음에도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라도 달려가 봉사를 하겠다고 한다.
진정한 봉사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봉사'라고 한다. 남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혹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봉사는 상대를 기쁘게 만들 수가 없다. 유인선·송경애 두 사람이 정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그렇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 하는 봉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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