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도심의 상권이 쇠락하면서 택시들만 줄지어 서 있다.
김종술
롯데마트 입점 소식이 알려지자 부여군 내에 있는 많은 가게들이 바겐 세일에 돌입했다. 상점마다 30~50%, 많게는 70%까지 할인을 한다는 홍보 전단이 붙었다.
부여군에서 화장품 판매점을 운영하는 이아무개(47·여)씨는 "20년 가까이 해왔던 가게를 (롯데마트가 들어오기 전에) 처분하고 다른 장사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며 "대형마트가 들어와 화려한 상술을 펼치기 전에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물건을 팔아 치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재래시장 인근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정아무개(51·남)씨는 "큰돈은 못 벌어봤지만, 지금까지 이곳에서 장사해서 우리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돈이나 많으면 아울렛에 들어가 장사를 해보겠지만 없는 형편에 그런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우리 같은 가난한 상인들은 죽든 살든 이곳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동복을 판매하는 최아무개(37·여)씨는 "마트가 1+1 제품을 판매하는 등 주부들을 유혹할 게 빤한데 당연히 대형마트로 가지 않겠느냐"며 "50% 정도 매출감소를 생각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는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 올 것이다, 롯데가 운운하는 상생은 립서비스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구본중씨는 "지역상권은 돈을 벌어 옷을 사고, 밥을 먹고 하는 등 모든 것이 주변에서 이뤄지는 공동체 생활권과 같다"며 "5~10분 거리에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상권 붕괴는 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시장에 물건을 사러 나왔다는 이아무개(32·여)씨는 "나 같으면 호기심에 갔다가 편리함 때문에 계속해서 (마트를) 찾을 것 같다"며 "모든 게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 백제역사재현단지 운영에도 깊게 관여 |
취재 결과, 세금 3854억 원이 투입된 백제역사재현단지마저 롯데그룹이 깊게 관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8년 이완구 전 지사 재임 당시 충남도는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일대 약 300만 ㎡ 규모로 조성될 백제역사재현단지를 두고 롯데와 위탁 경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충남도 문화산업과 담당자는 "애초 협약으로 협상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타결된 사항이 아니라 딱히 말할 수 없다"면서도 "시설물은 충남도가 관리하고 운영을 롯데에서 하는 것으로 협의됐다(수입 분배는 50-50)"고 말했다.
'세금으로 지어진 시설에 롯데는 경영만 하면서 수익을 가져가면 충남도만 손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담당자는 "유통·관광 산업에 노하우를 가진 롯데가 위탁 운영하면 충남도가 운영하는 것보다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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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온 동네가 '롯데공화국'에 흡수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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