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물포터널 사업계획도.
문병호 국회의원실
인천시민 상당수가 출퇴근 시 이용하는 제물포길(신월 나들목-여의도대로)의 지하화사업으로 건설되는 터널이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일각에서는 '인천시민이 또 서울시민의 봉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물포길 7.3km 구간은 상습 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제물포길은 일일 최대 20만 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인천 주민이 이용한다.
서울시는 상습 정체 문제 등을 풀기 위해 해당 구간에 터널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최근 양천구 신원 나들목과 영등포구 여의대로를 잇는 서울제물포터널을 왕복 4차로 터널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터널은 올해 상반기에 착공해 2018년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지하터널이 개통되면, 자동차 전용도로를 일부 축소할 계획이다. 생활권이 단절돼 피해를 봐왔던 화곡동과 신월·신정 지역의 주민들에게 해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기존 도로 폭을 줄여 자연 녹지와 광장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제물포터널 사업은 대림산업 컨소시엄의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진행되며, 총 사업비는 45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중 800억 원만 투입하면 된다.
"제물포 터널 지상 부분 축소는 민자 업자 배불리기 꼼수"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된 제물포길로 인해 생활권이 단절된 서울시민에게는 이번 지하터널 건설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 구간의 상습 정체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길로 출퇴근하는 대부분 경기·인천 시민들이 서울 시민의 편의 증진을 위해 추진되는 서울제물포터널 사업의 재원을 보충한다는 것이다. 서울제물포터널의 통행료는 대략 1800원 선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제물포 민자 터널의 통행료는 대략 1800원선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제물포길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인천·경기도 주민들이 통행료를 납부해야 하는 처지다.
더욱이 인천·경기 주민들은 수십 년째 통행료 폐지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경인고속도로의 통행료도 납부한다. 경인고속도로는 투자비 대비 수익이 이미 수십 배를 초과한 도로다.
제물포길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들은 터널이 개통되면 월 10만 원 이상의 통행료를 납부해야 한다. 인천·경기 주민들의 저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통행시간 단축 근거 부족? 특히 서울시가 서울제물포터널의 지상 부분 도로를 축소해 이 구간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공원 등을 조성할 경우 기존 차선까지 축소돼 지상도로의 교통 정체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제물포터널 민간투자사업 본보고서'에 따르면 민자 터널이 완공될 경우 기존 제물포 길의 평균 속도가 서울 방향은 17.2km/h에서 30.3km/h로 개선되고, 인천방향도 20.6km/h에서 36.4km/h로 나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시는 민자 터널을 통해 일이 6만4000여 대를 기존 제물포 길에서 빼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부평갑) 국회의원은 지난 3일 보고서상의 "예측 속도는 지상부의 자동차 전용도로가 그대로 존속될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서울시가 지상부의 자동차 전용도로에 횡단보도·공원 등을 설치하고 차선까지 축소할 경우 제물포 길의 교통 정체는 더욱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지상도로의 교통 정체가 악화되면, 출퇴근길 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민자 터널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차량 쏠림으로 인해 터널도 교통 지옥으로 변할 수 있다"며 "무료로 이용하던 자동차 전용도로는 사라지고 개선 효과도 없는 민자 터널만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서울시는 서울제물포터널이 당초 제시한 교통 체증 개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해당 터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통행료를 대신 부담하는 협약을 인천시 및 경기도와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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