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대항군 전쟁수행모의본부, 키리졸브 연습에 첫 가동3월 15일 합동참모본부는 2013 키리졸브 연습기간 중 대항군 전쟁수행모의본부(경기도 수원)를 공개 했다. 이번 연습에 한국측 230여명, 미국측 30여명 등 총 260여명의 중원전력이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첫 가동에 들어갔다.
사진공동취재단
셋째, 일본의 군국주의 야망이다. 1990년부터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일본 경기의 장기 침체 현상은 현실 자본주의 쇠락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지금도 그 회복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이는 '쇼와 시대 부흥'을 기치로 내건 우익 아베 정권이 들어섰다 하더라도 변치 않는 사실로, 결국 아베 정권은 이 국면을 돌파하고,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한국을 대상으로 각종 도발 및 정치적 행동들을 벌일 것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보수우익들이 벌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 통합진보당 의원들에 대한 자격심사를 필두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종북몰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내부의 불만을 외부의 약자 및 정적에게 전가하는 우익 진영 전통의 위기 모면 방식이다. "한국 여자를 강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는 혐한 시위의 확산 및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교과서 개정 증가 등은 이미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적 행동들을 개시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일본의 우경화가 우리나라에 실질적, 제도적 피해까지 미칠 지경까지 왔다는 데 있다. 2012년 여름,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은 일본의 식민지 강점에 대한 사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민족적 분노가 여전한 상황에서 '일본군'과 '군사정보'를 교류하겠다는 반민족적 발상으로, 이명박 정부의 김관진 장관이 이를 비밀리에 추진하다 발각되어 결국 무산된 바가 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적 반감에도 불구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의 '아시아로의 귀환' 정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것이 선결조건이기 때문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을 계기로 급부상한 김관진 장관은 군부의 대표적 매파이자 친미파로 이 협상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문제는 작년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매개로 한국 정부가 비밀리에 추진하다 실패한 '일본의 한반도 군사개입'이 지난달 체결된 '한미 국지도발 공동대비계획'을 통해 덜컥 실현됐다는 점이다. 마치 미국이 북한의 국지도발 관련해 크게 시혜를 베푼 것처럼 보도된 이 협정은 사실상 '미국이 작전통제권 전체를 행사하게 된다'는 군사주권의 확장된 이양을 뜻하는 것으로, 일본과의 연관을 부담스러워한 한국의 입장을 배제한 채 국지도발을 핑계로 주일미군 개입 조항을 넣음으로서 미국의 전략적 숙원이 달성됐음을 의미한다.
이제 한반도는 우경화하는 일본과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군사적으로 엮이게 됐으며 앞으로 발생할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입지가 좁아져버렸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승리 후 전범국가 일본을 다루는 '샌프란시스코 강화협정'에서 일본의 요청에 따라 일본이 포기해야 할 영토에서 독도를 제외시켰으며, 오히려 무인도로 만들어달라는 일본의 요청에 따라 한국인이 살고 있던 독도를 총 세 차례 폭격, '30여 척'의 배와 '150여 명'의 어민들을 사살해 무인도로 만들어버린 전력을 가지고 있다.
각 국의 손익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 관계에서 독도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의 손을 들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한국전쟁은 신이 내린 전쟁"이라 말한 요시다 전 일본 수상의 말처럼 한국전쟁 후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한 일본은 장기 저성장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한반도 위기를 더욱 부추길 것이 분명하다.
넷째,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입출경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개성공단은 단순한 경제협력지구의 의미를 넘어 남북을 잇는 '평화유지'의 최후 보루였다. 개성공단이 폐쇄 직전의 상황까지 갔다는 이 같은 결정은 북한과 미국의 전쟁이 임박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에 김정은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눈여겨볼 만한 지점은,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강력하게 비난하였지만 박근혜 정부를 향해서는 지금까지도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북한이 원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체제보장'과 '평화협정', '경제발전'이다. 60년 넘게 이어지는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을 이제는 청산하고, 한반도에서의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경제 부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워딩만 외쳤을 뿐 남북간의 대화를 위한 그 어떤 행동도 보이고 있지 않다. 또한 북한의 태도 변화만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도발에는 응징이라는 호전적 언사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이번 개성공단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외교의 기본에도 못 미치는 함량미달 대응으로 도대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 한반도 안정에 관심이 과연 있는지 의심을 살 정도이다. 2012년 7월에 발간된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월급은 11만~17만 원,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월급은 평균 27만 원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개설한 목적이 '돈보다 평화와 교류'라는 데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다. 개성공단이 문 닫을 경우 한국 기업이 입는 피해는 2012년 기준, 5164억 원으로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얻는 수익인 900억 원의 6배에나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위협은 하면서 달러박스인 개성공단은 유지하려 한다"는 조롱을 일삼고, 막상 개성공단 출입경을 통제하자 국가안보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한다는 말이 "우리 국민을 억류할 경우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는 정도이다. 북한을 그리도 모른단 말인가? 북한은 북쪽으로의 출입만 막았을 뿐 남아 있는 남측 인력들을 내려가라고 하는 실정이다.
박근혜 정부에게 남은 카드는 바로 '대북 평화특사'뿐이렇듯 무지에 기초하고, 미국의 입장에 보조만 맞추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마치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으로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 북한은 4일을 기준으로 미국과 펜타곤 앞에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며 '전쟁이 나느냐 마느냐'가 아닌 '언제 나느냐'만 남아 있다고 발언하였다. 태국과 필리핀은 한국 내 자국민 소개 계획을 수립, 주의 발령을 내렸으며 북한 내 ICBM 이동 움직임을 포착한 중국은 북중 국경지대의 중국 인민해방군에게 경계 태세를 내린 상황이다. 누가 보아도 한반도는 전쟁전야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내외의 위험 요인들로 인해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박근혜 정부에게도 기회는 있다. 알렉산더의 일화가 말해주듯 얽히고설킨 실타래는 일일이 푸는 것보다 문제의 중심을 잡고 한 번에 내려치는 것이 때로는 효과적이다. 박근혜 정부와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위기의 중심은 현재 초유의 '전쟁 위기'로 표면화 되고 있으며 그 이면에 '미국이라는 우방'이 자리 잡고 있다.
감정적 반미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경각에 달린 정권의 운명과 민족의 운명에 숨통을 틔우자는 실리적 제안을 하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그러했듯 박근혜 대통령 역시 당선 직후 가장 먼저 미국에 '정책협의대표단' 이름으로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파견하였다. 그만큼 미국과의 친선을 중시한다는 의미로 박근혜 정권의 입장에서 쉽사리 미국에 반하는 행보를 벌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운 좋게도 박근혜 정권 앞에는 4월 '한미 원자력 협정'과 5월 '한미 정상회담'이 놓여 있다. 또한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핵 재처리를 불허한다는 미국의 일방적 통보 때문에 현재 교착 상태에 빠져 있으며 박근혜 정권도 이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역시 이 문제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이례적으로 존 케리(John F. Kerry) 국무장관 대신 톰 도닐런(Thomas E. Donilon)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파견하여 축하의 격을 떨어뜨리는 등 양국 관계에 훈풍만 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잇따라 터진 주한미군 강력 범죄와 그로 인해 높아진 국민적 반감도 박근혜 정권의 대미 협상력을 제고할 계기가 된다. 게다가 한국 문제 관련하여 미국에서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는 오바마 행정부가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게 '북한 문제와 관련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넘겨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북한 문제와 한국 리더십의 필요성>이란 정책 보고서를 작성해 미국 국무부와 의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반드시 잘 활용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한미 정상회담 전인 4월 중순, 대북 특사를 파견하여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한-미 원자력 협정에서의 고압적 태도', '고가의 무기 강매', '주한미군 범죄', '한반도 위기 고조'와 관련하여 미국에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며 동맹 관계에 있어서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현재의 위기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 평생을 공산주의 반대 이념을 가지고 살아온 백범 김구 선생도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아니하겠다"고 일갈하며 1948년 4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통일을 위한 남북지도자 연석회의 참가를 위해 38선을 넘어 방북하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김구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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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위기 '정점'... 지금이 미국에 "NO"라고 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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