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봄을 알리는 하동 화개 십리벚꽃길.
전용호
꽃이 핀다. 봄을 알리는 꽃들은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풀꽃들은 양지바른 곳에서 파랗게 새싹을 올린다. 개불알풀·광대나물·냉이가 깨알 같은 꽃들을 피우고 있다. 바람은 차가움을 버렸다. 추운 겨울이 언제였냐는 듯 봄은 성큼성큼 다가온다.
화려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벚꽃이 핀다. 벚꽃은 겨우내 칙칙했던 풍광들을 일시에 환하게 바꾸는 마법을 부린다. 연일 봄꽃 소식을 알리는 각종 언론들은 화면으로 맛보기만 보여주면서 꽃구경 가라고 재촉한다. 그렇게 봄은 호들갑스럽게 몸살을 않는다.
꽃이 피는 곳. 화개로 향한다. 화개에는 십리벚꽃길이 있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아래까지 약 10리 정도 된다. 이곳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길이 된다. 봄날이 되면 가장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너무 이르지 않을까 하고 내심 걱정을 하면서 섬진강변으로 들어선다. 섬진강은 국도 19호선을 따라간다. 섬진강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아직 바닥을 긁어내지 않아서 강변으로는 모래가 반짝인다. 푸른 대나무와 어울린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