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재 충북참여연대 상임고문이 충북대박물관 앞에 놓여 있는 고려견상의 사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신용철
충북대박물관·부모산성 등 답사지난 24일 오전 9시, 답사단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기대와 설렘으로 상기된 표정인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제 막 걸음을 뗀 아이를 비롯해서 가족 단위로 오는 참가자, 최근 정년을 앞두고 교편을 내려놓은 전직 교사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이날 해설사로 재능기부를 해 준 강태재 충북참여연대 상임고문은 "오랜 기간 이 지역에 살면서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니까 공부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욱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 고문은 이어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온 문장을 예로 들며) 관심을 가진(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고 언급 한 뒤 "지금까지 역사는 오랫동안 임금, 수도 중심이었다. 이번 답사에서는 민중의 시각과 풀뿌리 지역 중심에서 설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동굴에서 하천으로'이란 제목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답사단 일행은 충북대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정북동토성, 부모산성 등을 차례로 답사했다.
충북대박물관에서 일행은 흥수아이 1호를 비롯해 흥수굴 석기, 동굴곰, 쌍코뿔이, 단양수양개 유적, 남한강 유역의 여러 구석기 유적 등에 대해 박물관 오욱진 조교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답사단 한 참가자가 유적지는 어떻게 발견되고 보존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오 조교는 "도로가 놓이거나 산업단지가 세워지기 전에 지표조사를 한다. 이를 통해 유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부분적으로 시굴을 해 본다. 이후 유물이 나오면 발굴 지역을 보존하고 유물은 박물관 등에 보존한다"고 답했다.
충북대 박물관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여러 석상 앞에서 역사 강의가 짧게 진행되기도 했다. 강 고문은 "여기 있는 김학응 충북지사 송적비는 충북대가 이곳에 터를 잡을 수 해 준 감사의 표시에서 새워진 비석이다. 하지만 김 지사가 친일파인 것이 밝혀지고 난 후, 땅에 파묻히기도 했다가 다시 꺼내 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고고히 서 있는 고려견상에 대해서도 "옛날 남석교에서 발견된 이 고려견상은 가치를 당국 관계자들이 몰라 구석에 쳐 박혀 있다가 이렇게 가장 잘 보이는 것에 위치하게 됐다"며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지역에 숨겨져 있는 문화재를 가치 있게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