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바리케이드 지나는 민주통합당 '원세훈 게이트' 진상조사특위민주통합당 정보위원 및 '원세훈 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소속 김민기, 문병호, 진성준, 김현 의원이 28일 오전 '남재준 국정원장께 드리는 헌정파괴 국기문란사건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면담을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 도착하고 있다.
권우성
"국정원장이 임기 중에 국외로 가는 일도 이례적이지만, 그렇게 부랴부랴 나가려고 했던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이제는 (정권에) 쓸모가 없으니, 나가라는 것 아닌가?"
28일 국가정보원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원세훈게이트' 특위 소속 김민기 의원이 목영만 기조실장을 상대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토사구팽설'을 추궁했다. 동행한 김현 의원도 "기조실장이 원세훈 전 원장의 최측근인데, 원 전 원장이 움직이는 것을 모를 리 있느냐"고 가세했다.
그러자 목영만 기조실장은 "나는 대통령이 임명했고, 30년 동안 국정원만을 위해서 일을 했다"며 버럭 화를 냈다. 원세훈 전 원장의 최측근이라는 말에 발끈한 것이다. 그는 "국정원의 기조실장이기 때문에 전임 원장이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고도 했다.
김현 의원이 재차 "국정원의 인사와 예산을 관리하는 주무부서 책임자인데, 모를 리 있느냐"고 물었지만, 목 실장은 거듭 "지원부서이기 때문에 수사 선상이나 지휘계통에 있지 않아서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목영만 기조실장 "국정원이 해킹? 그런 일을 하겠나"이날 오전 문병호·진성준·김민기·김현 등 민주당 '원세훈게이트' 특위 위원들은 '헌정파괴 국기문란사건에 대한 요구사항'을 들고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남재준 신임 국정원장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자리를 비우고, 대신 목영만 기조실장과 면담했다. 이들이 목영만 실장에게 전달한 요구사항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원세훈 전 원장이 실국장 및 부서장 회의에서 불법 대선 개입과 정치공작을 직접 지시한 내용, 실행한 정치공작의 실태를 밝혀야 한다. - 원세훈 전 원장의 국외도피 과정(출국동기·준비과정 등), 국가기밀 유출 의혹 및 증거인멸 가능성, 특수활동비 유용, 해외 호화판 주택 구입 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감찰조사를 촉구한다.
-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국정원 제3차장 산하 심리전단팀의 구성경위, 주요업무, 67명 직원의 활동상황을 규명하고, 심리전단 관련 실국장 등 업무총괄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특위 위원들은 또 원세훈 전 원장의 정치 개입 정황을 폭로한 진선미 의원과 보좌진, 오늘의 유머 운영자 등에 대한 해킹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이 없이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목영만 기조실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해킹 사실을) 접했다"면서 "국정원이 그런 일을 하겠느냐"고 답했다.
특히 김민기 의원은 "국정원장이 정권을 위해서 정치 개입을 했는데, 정권교체가 되자마자 국외로 내몰린 것은 개인의 의지일 수도 있겠지만, 토사구팽당한 정권의 희생양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국정원 차원에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는지, 아니면 신구 권력 교체기에서의 문제인지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 의원은 "임기 중에 출국을 시도했기 때문에 국정원에서 이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의원은 또 "국정원은 제3차장 산하 대북심리단 운영에 대해 국회 정보위에서 일관되게 개인차원의 일이라고 증언했지만, 국정원 직원이 한 명 더 드러났기 때문에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며 위증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위 위원들은 이날 목영만 실장에게 '헌정파괴 국기문란사건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한 뒤, 29일 오후 4시까지 남재준 원장의 답변을 서면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면담은 오전 10시 15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국정원 개입 없었다면 대선 결과 달라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