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근 대경연구원 원장이 대표저자로 올린 책들
조정훈
하지만 이성근 원장은 연구원들에게 주제를 정해주고 원고를 작성해오면 자신이 읽고 고쳐서 보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 원장은 "기관의 홍보를 위해 연구원들에게 원고를 써오도록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내가 읽고 고쳐서 언론사에 보냈기 때문에 대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연구원에서 다양한 연구를 하는 것을 언론에 기고하는 것은 기관의 홍보이기 때문에 연구원들에게 써오도록 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데 노조가 생기니까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노조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자신이 대표저자로 등재된 책에 대해서도 "보통 공저를 쓰기도 하고 대표로 이름을 올리기도 하지만 책 뒤 표지에 저자들 이름이 다 나오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책 표지에 저자 이름이 없이 대구경북연구원 편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굳이 문제를 삼으려면 이야기가 되겠지만 내가 연구를 하고 아이디어를 내 연구원들을 괴롭히다시피 해서 만든 원고"라며 "모든 공적은 다 같이 돌아가는 것이고 저자 이름도 책 뒤표지에 실리기 때문에 자신들을 위해서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참여연대 박인규 사무처장은 "자신이 연구원들에게 원고를 써오라고 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은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대구경북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앞장서야 할 연구원장의 자질이 의심 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와 대경연구원노조는 지난 26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성근 원장이 재임하는 동안 우수한 연구인력이 빠져나가고 도를 넘어설 정도로 많은 원고를 대필시켰다며 도덕성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한 바 있다.
대구시민단체와 야당도 나서 이성근 원장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사퇴하라고 나서기도 했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은 지난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의 임기 문제로 대구경북연구원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통합당 경북도당도 28일 논평을 통해 "이성근 원장이 결자해지하는 심정으로 자신이 이끌고 있는 연구원에 누를 끼치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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