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속에서도 북한강변에 한 폭의 그림같은 봄이 오고 있다.
김종성
긴 겨울이 마침내 끝을 보이고 있다. 무거웠던 옷차림이 가벼워지니 덩달아 마음도 가벼워져 좋다. 한낮의 봄볕이 따사로운 기분 좋은 나날, 남녘에선 매화꽃·산수유 꽃이 화사하게 봄을 알려오고 있지만, 내가 사는 동네는 일교차가 커 봄이 올 듯 말 듯 주춤거리기만 한다. 덩달아 봄맞이 자전거 여행을 떠나려는 내 마음도 주춤주춤.
그런 내 마음을 다잡게 한 건 대문 앞에 서 있는 애마 자전거. 겨우내 주인을 기다리다 지쳐 버렸는지 바퀴에 바람이 다 빠져 버린 모습이 처연해 보인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쌓인 먼지를 닦고, 체인에 기름칠도 하고, 바퀴에 빵빵하게 바람도 채우니, 강바람을 쐬며 봄 길을 바람같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는다.
봄날의 첫 자전거 여행은 북한강변으로 정했다. 2010년 경춘선이 복선 전철화되면서 서울과 춘천을 오가던 기찻길이 폐선됐고, 그 기찻길을 활용해 몇 달 전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졌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양평 사이의 옛 중앙선 기찻길이 남한강 자전거 도로가 된 것과 비슷한 길이다.
경사진 언덕길이 없는 평탄한 남한강 자전거길과 달리 북한강 자전거길은 여러 개의 언덕길이 있어 오르막길은 힘들게 오르고, 내리막길은 짜릿하게 내리 달리는 변화무쌍한 길이다. 강변은 물론 차도 옆, 마을 사이, 터널 등 다양한 길과 풍경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
변화무쌍한 북한강변길에서 마주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