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영훈국제중... 선행학습과 독선임용 의혹까지

"일부 최상위학생에 유리하게 고등수학 교육" 학부모 증언 속출

등록 2013.03.26 12:37수정 2013.03.2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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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국제중은 정말 요지경 속인가? 사배자(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악용사례, 편입학 장사, 과도한 징계 남발, 학생 인권과 선택권 무시, 내신 부풀리기 및 성적조작, 졸업장사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선행학습과 학사파행 의혹에, 특별감사 기간 중 학교장 임용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3일과 24일에 현재 영훈국제중 3학년 학부모들로부터 제보와 증언이 들어왔다.

A 학부모 : "입학 당시 전 교장선생님은 사교육 절대근절을 단호히 외치시며 부모님들을 안심시켰지만, 수학시간은 그와 반대였습니다. 2학년 때까지 3년 진도를 다 마친다는 학교방침에, 입학 당시 선행(선행학습)이 되지 않은 학생들은 힘들어했고, 2학년 1학기가 끝났을 때 이미 2학년 진도는 다 끝난 상태였는데, 어처구니없이 2학기가 되자 선행을 한다는 점이 교육부에 알려져서 다시 2학년 2학기 진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3학년은 정상대로 3학년 1학기 진도를 하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교묘하게도 고등수학 심화문제를 풀라고 수업시간에 나눠줍니다. 학교는 특별감사를 당하고 있는 이 와중에도 눈을 속여가며 중3 수학과 고등수학을 연결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수분해 단원을 예로 들면, 프린트물 5장(1~5)은 중3 수학이고, 2장(6~7)은 고등수학입니다. 물론 시험도 고등수학 위주로 출제하겠다고 합니다. 수학을 강화하겠다며 3학년은 아예 '영어수학'도 없어지고 '한국수학'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B 학부모 : "저희 3학년은 비교내신혜택이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선 저희들을 '버린 학년'이라고도 합니다. 즉 특목고 진학이 많이 불리합니다. 그래서 영재고, 과학고 진학학생들의 수학 내신을 배려하기 위하여 3학년 1학기 수학에 묘하게 '수학 상'(고1 과정)을 합니다. 어려울수록 그 학생들은 유리합니다.

국제중의 특징이라 내세우는 '영어수학'도 올해는 아예 없애고 '한국수학'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어수학'과 '한국수학'을 합산하여 성적을 낼 경우 영어에 약한 일부 최상위학생들이 불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보통 학생들이 선행이 되어 있지 않으면 수업 시 어려움이 아주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25일 성북교육지원청에서 장학사를 학교로 보내 확인한 결과, 고등수학 내용을 수업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A 학부모가 언급한 프린트물의 경우 "실전문제 6회의 5번과 7번 두 문항은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 자극용으로 고1 과정의 공식을 이용하여 푸는 문제이나, 이 공식을 미리 사전지도한 후 문항으로 포함하였다"고 해명했다 한다. 그래서 장학사는 교육과정 밖의 내용을 지도하지 않도록 재차 지도했다고 한다.


성북교육지원청 장학사 "교육과정 밖 내용 가르치지 않도록 재차 지도"

또한 과도한 학생징계에 대한 제보도 들어왔다.


C 학부모 : "저희 아이가 교실에서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서 우발적으로 다른 선생님(외국인 교사) 욕을 한 번 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끝내 전학조치되었습니다. 학생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해당 선생님도 처벌을 원치 않았고 일부 다른 선생님들도 권고전학은 너무 과하다고 판단하였기에 벌점 부과나 봉사활동으로 결론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에서는 끝내 전학조치를 했고, 교육청에 재심요구할 수 있다는 것조차 안내하지 않았습니다. 제 아이처럼 과도한 징계로 결원이 생긴 자리에 누군가 돈 2000만 원을 내고 들어가지 않았을까 의심스럽습니다."

영훈국제중은 아래 C학부모 민원에 대해, 성북교육지원청을 통해 해명을 해왔다. 학교 측은 "학생이 교과담당과 담임교사, 학생들이 있는 장소에서 욕을 했고, 그것은 학교 내 파급효과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징계보다 교육적 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으므로 전학을 권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우발적인 행동이라는 점이 이미 밝혀졌고, 해당 학생이 충분히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담임교사, 교과담당교사, 그리고 외국인 교사까지 모두 전학조치가 과하다며 반대했음에도 학교 측이 징계를 강행한 것이다.

영훈중 선도규정을 보면 "학생 선도는 학생의 인격과 교육적인 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학생 징계는 그 학생의 평소 품행과 동기, 과정 등을 참작하여 객관적이고 균형 있게 처리하되 교육적인 면을 중시하여 선도 위주로 처리한다"로 명시되어 있음에도 선도규정이 무색할 정도로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특히 "3회 이상 교사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개정의 정이 없거나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시에는 (소)선도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다"는 선도원칙을 영훈중은 스스로 지키지 않았다. 또한 초중등교육법에 의하면, 학생을 징계할 때는 단계적 조치를 취하게 되어 있다(교내봉사 → 사회봉사 → 특별교육이수 → 전학조치). 그러나 학교는 이 또한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전학조치 등 극단적인 징계를 할 경우, 학부모에게 징계통지서를 서면(우편)으로 보내게 되어 있고, 그 안에는 징계사유와 함께 서울시교육청에 재심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해야 함에도 C 학부모는 이런 통지서와 안내를 받을 적이 없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학생인권조례 위반이다.

학교 측은 이 학생을 '교권을 고의로 심대하게 모독한 자(욕설, 폭언, 폭력 등)'로 보고, "교육상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 벌점항목과 상관없이 (소)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벌점 및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영훈중 선도규정에는 '징계의 종류'에 '학교 내의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만 있음에도 전학조치를 취한 것은 과도했다.

특별감사 기간 중 교장임용... 영훈학원 독선 '여전'

또한 영훈학원의 독선적인 학교장 임용 문제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영훈국제중학교 곽상경 전 교장은 영훈중이 국제중으로 출발하기 전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교장으로 재임했으나 2010년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교장이 아니라 학교법인 자문이사임이 드러나 법인 이사장 등이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영훈학원은 교단에 한 번도 서보지 않은 서울시교육청 일반적 공무원(감사관, 시설사업소장 출신)을 영훈국제중 교장으로 모셔갔다. 의사면허증이 없는 사람을 병원장으로 모셔간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감사 기간 중에 외부 인사 황아무개씨를 또 영훈고 교장으로 임용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감사기간 중에는 교직원에 대한 승진, 문책, 징계 등 인사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영훈학원은 지난 22일, 오전에 이사회를 열어 교장임용 문제를 논의하였고, 바로 오후에 선생님들에게 새 교장이라며 소개했다고 한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교육행정으로 보인다. 교사 한 명을 채용할 때도 채용 공고를 하고 인사위원회 등 최소한의 절차를 밟는다. 하물로 학교장을 임용함에 있어서, 채용공고도 없었고, 인사위원회는 물론 이사회 개최한다는 절차도 생략했다고 한다. 무엇이 그렇게 급해, 정상적인 절차마저 생략했을까?

특히 황아무개씨는 전임고 교장으로 임용될 때도 해당학교 교사들의 반대서명운동이 있었고, 교장 재직 시 비민주적 리더십으로 교사들과 많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교장 재임 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교사 성과에 따른 대우를 다르게 해서 학교에서도 학원처럼 1억 연봉 '스타교사'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가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성적순 반 편성' 문제 때문에 '평등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은 바도 있다.

황씨는 교장 연임에 실패한 뒤 지난해에는 한 정당의 행복교육추진단 추진위원으로 활동하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부적절한 교장임용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여 교장임용승인을 해주면 안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입니다.
#영훈국제중 #영훈학원 #김형태 교육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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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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